[감상] 뮤지컬 영웅

 
연출 : 윤호진
출연 : 안중근(류정한/정성화), 설희(김선영/이상은),이토 히로부미(이희정/조승룡), 링링(소냐/전미도)

2009/11/14 19:00 LG아트센터
류정한 / 김선영 / 조승룡 / 소냐



대극장용 창작극 초연으로 나쁘진 않았다만...... 그리고 류정한씨 노래는 여전히 멋지고 특히 1막 마지막 무렵의 솔로 곡 '영웅'은 상당히 좋았지만 전반적으로 좀 심심했다.

1막의 추격전은 전부 안 좋거나, 전부 좋거나 하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너무 길어서 1막이 끝났을 때 안중근에 관한 이야기는 쫓기는 거 외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렇게 없더냐란 생각이 들었다. 뮤지컬 장면으로 그 추격씬 연출하는 스타일도 좀 촌스럽단 생각도 들고. 너무 반복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소냐가 연기하는 링링. 안 어울린다 와 별로라는 말이 많아서 기대 전혀 없었는데 캐릭터 자체가 설득력이 너무 없는 건 사실이지만... 그 오빠 역을 비롯 심하게 억지스럽지만 거기다 죽을 때 죽는 장면이 너무 길다 싶지만 그럼에도 죽기 전에 부르는 '사랑이라 믿어도 될까요'는 억지스러운 가사 등 그런 모든 억지에도 가슴 뭉클해지는 부분이 있었다. 이런 게 텍스트와 다른 노래의 힘이지 싶은. 노래와 노래 부를 때의 그 감정이 너무 좋아서 아무래도 이 노래는 좀 많이 생각날 거 같다. 녹음 곡으로는 그런 감정이 아니라는 게 좀 아쉽다.

전반적으로 너무 안중근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사실, 이야기 자체가 너무 부족하고. 이토 히로부미가 많이 나온다더니 장면 구성상 많기는 하지만 이쪽도 여전히 감정적으로 전혀 설득력 없고. 캐릭터들이 너무 평면적이다. 그런데 정말로 안중근에 대한 뮤지컬을 다루면서 그에 대한 이야기가 그렇게 할 게 없던가? 전반적인 장면들이 너무 눈에 익은 뮤지컬에서 너무 자주 쓰이는 방식이어서 더 그랬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냐가 아니라 이 장면, 이 장면은 뮤지컬로 연출하기 좋겠다 생각하며 뽑아 재구성한 느낌. 생각보다 노래들은 꽤 괜찮았는데... 좀 많이 구식인데다 이야기나 인물에 대한 설득력이 너무 없어 두 번 보고 싶다 생각할 정도는 아니었다. '영웅'과 '사랑이라도 믿어도 될까요'는 다시 듣지 못한다 생각하면 많이 아쉽지만.

by 191970 | 2009/11/19 20:35 | - 공연즐기다 | 트랙백 | 덧글(0)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 2009)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 2009)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배우 : 브래드 피트(엘도 레인), 멜라니 로랑(쇼산나 드레이퍼스), 크리스토프 왈츠(한스 란다),다이앤 크루거(브리짓 본 하머스마크)

2009/11/07 신촌메가박스

타란티노는 정말 천재인가봐. 바빠서 감상문도 못 썼지만 봤다고 적어는 놓으려고. 타란티노의 예전 영화도 좋았고... 옛날부터 좋아했었는데 뭐랄까 그전까진 흑백의 기억이고 킬빌부터는 컬러의 기억인 거 같이 생생하게 각인되네.

킬빌도 산다 하고 잊고 있었는데 바스터즈와 킬빌은 꼭 소장해야겠다.

by 191970 | 2009/11/13 18:53 | - 영화보다 | 트랙백 | 덧글(0) 

[감상] 연극 햄릿

 
햄릿

공연일자 : 2009.10.30 ~ 2009.11.08
공연장소 : 명동예술극장
공연시간 : 180분

원작 : 셰익스피어
각색/연출 : 양정웅
출연 : 클로디어스 정해균, 거투르드 김은희, 햄릿 전준용, 로렌 크란츠 김영조, 오필리어 김지령, 무녀 박소영, 무녀 박선희, 호레이쇼 이성환, 폴로니우스 김진곤, 무녀 김지연, 레어티즈 정우근, 길덴스턴 김상보, 극중극 배우 정수연, 남승혜, 도광원, 이신우, 문석형

극단 여행자

2009/11/06 20:00


들어가자 마자 무대가 먼저 눈에 띈다. 새로 지은 명동예술극장은 연극이 올라오는 극장치고 아주 크다. 그 무대 배경 3면을 무신도가 모자이크를 이루며 채워져 있고 바닥에는 중앙 넓게 거적이 깔려 있는 낮은 대와 남은 가장자리 부분에 채워져 있는 하얀 쌀이 있다. 그리고 객석에서 바라보는 무대 오른쪽에는 북을 비롯한 전통악기 몇이 보인다.

시작할 시간이 되고... 아직 객석 조명은 꺼지지 않았는데 무대 한 구석에서 까만 줄무늬가 있는 흰색 츄리닝을 입은 덥수룩한 남자가 등장한다. 그가 천천히 무대 바깥쪽을 따라 한 바퀴 돌아 객석 앞까지 나올 무렵 객석 조명은 서서히 어두워져 가고, 그 남자는 다짜고짜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로 시작하는 햄릿의 가장 유명한 독백을 한다.

무대 한쪽에서 술병과 잔 등이 올라가 있는 작은 상을 든 까만 양장을 입은 남녀가 등장해 무대 가장 앞 중앙에 상을 놓고, 초에 불을 붙여 쌀이 들어간 주발에 꽂아두고, 술을 올린다.

그 중 여자가 입을 열어 "햄릿!"을 불렀을 때 그 낯설음에 놀랐다. 나는 분명 햄릿을 보러 왔지만 이 분위기는 무언가. 저 츄리닝을 입은 남자가 정말 이름이 햄릿이 맞는단 말인가!


이번에도 양정웅 연출의, 극단 여행자의 작품은 화려한 이미지로 눈을 사로 잡았다. 특히, 아버지의 유령이 나오는 희곡에 첫 장면을 굿으로 풀어낸 것이 정말 멋지다. 죽은 자와 산 자를 위로하기 위한 굿이 한 순간 원한에 가득 차 복수를 해다오! 라고 외치는 장면으로 변하는 순간. 굿을 통해 보여주는 이미지도 멋지다. 전체적으로 흰색 츄리닝을 입은 햄릿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은색 양장을 하고 나온다. 하지만, 무당은 그 색을 벗어나는데 그 들이 보여주는 원색이 그래서 더 눈에 들어온다. 원래 무속에서 사용하는 원색은 참 현란한데 무대 위에서 이렇게 무채색 속에서 나오자니 그런 현란한 느낌은 좀 줄어들고, 좀더, 차분히 화려하다.

대사는 거의 원래 햄릿 대사 그대로, 그 톤으로 연기하는 데... 무당이 나와 굿을 하고 뒤에선 무신도가 가득 차 있고, 그들은 현대 의상을 입고 한 쪽에선 우리나라 전통 악기가 울리는데 그들은 여전히 왕이고 왕비고 왕자이며 여긴 덴마크이고 잉글랜드로 간다. 어차피 연극이란 게 무대라는 고정된 공간을 상징하는 물건 하나 바꾸고, 배경 하나 세우는 걸로 마치 다른 공간인양 이해하자는 무언의 약속이 있는 이상 이해 못할 것도 없다. 우리는 햄릿을 보고 있다는 걸 모두가 다 아니까. 무신도를 등 뒤에 두고 바닥에 앉아 돼지 머리를 뜯으며 셰익스피어의 대사를 읊어며 여기는 덴마크라고 해도 다 괜찮다.

1막에서 오필리어 첫 등장도 햄릿의 등장과 마찬가지로 나오자마자 가장 중요한 대사를 절규한다.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원색의 띠를 휘두르며. 햄릿의 첫 독백과 이 부분 참 마음에 들었는데...... 어떻게 보면 온 몸으로 너희들이 보고 있는 건 햄릿이 맞아. 라고 하는 듯한 느낌이기도 하고, 장면을 강한 대사로 시작하는 것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공연시간은 인터미션 15분을 포함해 모두 3시간이었다. 1막만 한 시간 30분. 좀 길다. 그래도 1막은 그 설정과 이미지에 젖어 거기에 강렬한 도입부 등 정신 없이 빠져들었는데 2막에선 좀 쳐진다. 아무래도 언제나 햄릿에서 가장 이해가 안되고, 늘어진다 생각하는 무덤지기 장면도 있고... 심지어 미친 오필리어가 하는 대사도 길게 느껴지고. 레어티즈가 별로 멋지지가 않다!

하지만, 모두가 죽고 이야기가 끝났을 때 다시 한 번 벌어지는 굿판은 정말 멋지고, 이 무대 분위기에 결말에 아주 잘 어울린다.

특히 좋았던 장면은 다짜고짜 시작하는 햄릿의 죽느냐 사느냐, 오필리어의 첫 등장에서의 절규, 햄릿이 왕에게 보이기 위해 보여주는 연극 장면과 그 연극을 하기 위해 등장한 배우들의 소개를 위한 연극장면, 1막 끝 무렵의 숙부의 고해장면이다. 전부 1막이네. 무덤지기 장면은 여전히 좀 힘들다. 언젠가 이 장면의 존재의 의미를 납득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인가?


그런데 이래저래 굉장히 익숙하지만 사실 햄릿 연극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햄릿이 참 보고 싶었는데 극단 여행자의 햄릿은 강렬하면서 만족스러운 무대였다.

by 191970 | 2009/11/11 10:26 | - 공연즐기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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