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뮤지컬 천사의 발톱

 
2007/03/04 15:00 토월극장
김도현 / 이찬미

일두와 이두는 쌍둥이.
이두는 20년 전 여수의 밀수조직에 있었는데, 중간 두목이던 짝귀의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함께 도망가기 위해 밀수하던 금괴를 빼돌린다. 그 와중에 실수로 형인 일두를 죽이게 되고, 그 죄책감으로 남은 생을 일두의 모습으로 주운 아이 태풍을 키우며 살 것을 맹세한다.

20년 후, 태풍의 졸업식. 이두는 20년을 일두의 모습으로 일두가 하던 철공소에서 일하며 태풍을 동생으로 키웠다. 이때 등장하는 가출소녀 희진. 일두는 희진에게 끌리지만 자신의 나이와 중년의 모습에 어울리지 않음을 생각하고 참는데...
새로운 가게 오픈 인테리어를 위해 찾은 짝귀와 마담에게 희진의 그림으로 공사를 따낼 수 있게되지만, 어릴 때부터 요트여행을 꿈꾸며 자금을 모으기 위해 밀수를 하던 태풍은 마담의 유혹에 넘어가고, 그런 모습을 짝귀에게 들킴으로 인해, 짝귀는 공사 대금을 주지 않고 취소해버린다.

그로인해 위험해지는 철공소. 떠나가려는 희진을 붙잡는 태풍. 형을 위해 남아달라 말하지만 어느새 서로에게 끌려버린 그들은 하루밤을 함께한다. 그 모습을 보며 묻어 뒀던 이두가 등장한다.


일두와 횟집 아줌마가 부르는 아줌마, 아저씨 부분과 태풍의 요트 송 부분이 아주 쌩뚱 맞았다.
두 장면 다 없어도 괜찮을 텐데. 태풍의 요트 부분은 태풍을 설명하기 위한 노래라고 볼 때노래 자체는 필요하다고 해도 그 타이밍도 좀 의아했다. 거기다, 앙상블의 안무와 분위기는 아주 황당했고. 대극장 창착극의 경우 그런 쇼적인 장면 연출에 대한 강박을 좀 벗어버렸으면 좋겠다. 밀수하러 와서, 마담의 유혹에 넘어가는 장면에서 그 귀엽고 깜찍한 의상과 안무라니. 정말 안 어울린다.

천사의 발톱의 경우 느아르라고 말하면서 굳이 그런 장면을 넣는 건 뭔지. 좀 더 사악하고, 좀 더 분노하고 좀 더 어두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했다.

철공소에 매달린 천사 모습 조형물이 아주 마음에 들었고, 틀림없이 금괴는 저 안에 들어있을 거야 라고 짐작했는데 별로 활용하지도, 금괴가 등장하지도 않아 아쉬웠다.

40대 아저씨가 소녀에게 갖는 욕망은 - 사실 이 부분 설정이 탐탁지 않아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건데 - 배우가 그렇게 아저씨로 보이지 않아서인지 그리 거슬리지 않았다. 하지만, 후크와 웬디 그 장면은 좀. 굳이 있을 필요 있는 건지, 또 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희진 역도 좀 더 무겁고 비중 있게 다루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이 부분은 배우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더욱 크다. 섹시하지도, 귀엽지도, 악녀스럽지도 않더라. 그리고 노래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고. 사실 초반에 희진이 자신의 과거를 소개하는 부분은 좀 마음에 들었는데. 그냥 흔한 가출 소녀가 아니라, 노교수와의 사랑, 교수의 아들에 대한 유혹, 그리고 그 아들의 자살. 자살 방법도. 그렇게 막 나가라 라고 기대했는데 뒤로 갈수록…. 특히 이두에게 끌리는 감정 이런 건 시높에나 나와있고, 실제 무대에선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일두나 태풍에 대한 유혹 이런 장면이 있어도 좋았을 텐데.

짝귀는 초반엔 대사와 가사 전달이 잘 되지 않아서 많이 답답했는데, 2막 마지막 노래 내 안의 야수, 이두와의 듀엣은 아주 멋졌다. 김도현씨의 질투와 내 안의 야수 노래도 아주 좋았고. 이 노래와 이 장면들을 위해 간 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니. 아주 즐거웠지만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일두 장면은 너무 많고.

횟집 아줌마는 캐릭터 자체가 별로 존재의 의미가 없어서 재미없었는데 마담은 좋았다. 짝귀와의 관계도. 죽는 장면도 좋았고.

전체 마지막 장면은 좀 아쉽다. 좀 더 이두의 악마성을 보여주던가. 폭발이 약했다. 희진이 그렇게 떠나는 것도 별다른 인상이 남을 정돈 아니고. 뭐랄까? 가든지 말든지 별 상관없다고나 할까?

아 정말 예상보다 별로 어둡지 않았다. 아니 사실 그렇게 막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기대는 했는데. 천사, 악마 타령 그렇게 해놓고서 제대로 분노, 폭발, 잔인함도 보여주지 않다니! 사실 마리오네트 볼 때도 느꼈던 건데 그런 가면과 장면 설정 가지고 동화가 아니라 어둡고, 음침한 판타지를 보여주면 어떨까 싶었다.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누가 그런 것 좀 안 해주나?

천사의 발톱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적당히 즐거운 하지만 그렇게 인상적으로 남거나, 감동적이지는 않은 그 정도 뮤지컬이었다. 내용도, 노래도, 배우도 모두. 그래도 노래 듣고 있으려니 안 끝났으면 한 번쯤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로비에 걸린 사진들 보고 있자니 출사 이벤트 놓친 게 너무 아쉽더라. 그런 기회 쉽지 않은데. 하지만 예술의 전당 7시 30분이라니. 아, 진짜 아쉽다.

by 191970 | 2007/03/05 10:48 | - 공연즐기다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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