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쓰릴 미 + 최재웅, 이율

 
최재웅 / 이율 2007/03/24 16:00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

처음에 가진 기대를 모두 버리고, 이미 내용도 안 상태로 편안히 보기 시작하니 의외로 괜찮았던 극.
최재웅씨의 '나' 캐릭터가 류정한씨의 캐릭터보다 와 닿았던 면도 있고, 연기가 더 안정적이어서 그랬던 것도 같고. 재관람이라 세부가 더 눈에 잘 들어와서 그럴 수도 있고. 의외로 괜찮은 극이다. 더군다나 들으면 들을수록 노래와 연주에 중독되는 느낌이고.

하지만, 최재웅씨가 더 안정적으로 연기 보여줬어도 '나'의 캐릭터가 마음에 안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내가 원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그'도 그렇지만. '그'에게서는 천재의 광기 그런 걸 기대했는데. 지능적이고, 광기 있고, 유혹적인 악인. '나'도 마찬가지. 범죄에 원해서 참가하진 않았어도 '그'를 갖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저지를 수 있는 살인. 나 또한 선악, 도덕에 좌우되는 사람은 아니었을 텐데. 거기다 서로 옥죄이는 지능게임. 살인 사건에 대한 자료를 보면 볼수록 그런 인상이 강해진다. 그런데 '나'가 완전 신파라니. 아, 정말 울고 싶다. 나처럼 미리 알려 하지 말고, 공부하고 가지 않는 관객 쪽이 오히려 즐기기 더 쉽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초대권으로 찾아간 공연이라 S석인 A열에서 봤는데 '그'의 방이 정면으로 보이는 자리였다. 덕분에 구치소에서의 '그'의 독백과 절규를 가깝게 보고 들을 수 있었다. 사실 첫날에도 상당히 마음에 든 장면이었는데 조금 약했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워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니 전혀 느낌이 다르더라. 이율씨 연기가 솔직히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 순간은 아주 좋았다. 김무열씨의 연기도 그 자리에서 한 번 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그렇게 사이드에서 보니 Roadster를 부르며 그가 소년을 유혹하는 장면이 아주 집중이 떨어졌다. 솔직히 그 장면에선 좀 졸았다. 발자국이 아주 중요한데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대신 기둥에 가리지 않을까 싶었던 '나'의 방은 거리감은 멀어졌지만 보이기는 잘 보였다. 사이드 좌석도 꽤 좋은 극장이다. 보고 싶은 장면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면 그런 사이드 좌석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중앙이 안 보이는 만큼 몰입도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5월 초에 1열 잡아놓은 걸 가야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가야겠다. 어쩌면 그 사이에 한번쯤 더 갈지도 모르겠고. 사실 김무열씨 슈트도 한 번 더 보고 싶다.


2007/04/19 뮤지컬 쓰릴미 + 류정한, 김무열
2007/03/23 뮤지컬 쓰릴미 + 류정한, 김무열


by 191970 | 2007/03/27 10:51 | - 공연즐기다 | 트랙백 | 핑백(3) | 덧글(4) 

트랙백 주소 : http://c191970.egloos.com/tb/153548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191970 - Midnig.. at 2007/07/05 10:59

... 은 사진을 떠올린 순간 뒤에서 슈트를 잘 차려입고 나온 '그', '그'의 뒷모습과 옆얼굴. 3. 2007/04/19 A팀 류정한의 '나'와 김무열의 '그' 사실 두번째로 본 B팀 공연이 첫 관람한 A팀 공연 보다 더 많이 와 닿았다. 최재웅씨의 안정적인 연기와 함께 자리가 C블록이어서 코 앞처럼 가까운 곳에서 본 이율씨의 광기어린 그 형무소 독방 ... more

Linked at #191970 - Midnig.. at 2007/07/05 11:03

... 멋지게 보일 땐 진짜 끝내주지만 돋보이지 않을 땐 아쉬운 점들이 이렇게 눈에 들어와버리니. 2007/04/19 뮤지컬 쓰릴미 + 류정한, 김무열 2007/03/24 뮤지컬 쓰릴미 + 최재웅, 이율 ... more

Linked at #191970 - Midnig.. at 2008/03/25 22:03

... + 조정석, 이소은 2007/03/17 연극 갈매기 2007/03/21 뮤지컬 사비타 + 김법래, 엄기준 2007/03/23 뮤지컬 쓰릴미 + 류정한, 김무열 2007/03/24 뮤지컬 쓰릴미 + 최재웅, 이율 : 초대 2007/03/28 뮤지컬 김종욱찾기 + 신성록, 오나라 2007/03/31 라이브 허클베리핀- 봄의 피로 2007/04/06 서울시립정기연주회 ... more

Commented by 바람의빛 at 2007/03/27 11:22
'나'의 캐릭터에 대해선 저도 아쉬워요. 최재웅씨의 '나'는 보지는 못했지만, 정한씨의 '나'는 너무 여리게 잡으신 것 같아서...좀 그랬어요. '나'라는 존재가 겉으로 보이는 행동이나 말투는 여려보이지만 그안에 있는 집착이나 광기 등은 '그' 못지않게 미쳤을 것 같은데 후반부에라도 좀 보여줬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었어요. 어쨋거나 중독성이 강한 작품인 건 확실한 것 같아요. 계속 '음모' 부분의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는..ㅡ.ㅡ;;
(덤으로 김무열씨의 슈트는 꼭 한번 더 봐줘야 될 것 같아요..ㅋㅋ)
Commented by 191970 at 2007/03/27 11:31
바람의빛님 / 그렇죠? 나중에 그 고백장면에서 광기가 드러나지 않아서 아주 아쉬웠거든요.ㅠㅠ 그 캐릭터의 방향은 연출이 그렇게 잡은 건지 좀 궁금해지기도 하고. 사실 '그'도 좀 아쉬워요. 별로 천재 같지 않잖아요? 미친 놈 같기는 한데-_- 좀더 미쳐도 괜찮았을 거 같고.

그리고 김무열씨 슈트는 아주 중요하죠. 그 모든 아쉬움을 한 방에 날려주는 거 같은...
Commented by 레이 at 2007/03/27 13:04
전 사실 쓰릴미의 원작에 대한 내용을 전혀 모르고 (사실 일부러 안보고) 무대를 봤었는데 좋더라구요. 공연을 보고나서 차근차근 원작에 대해 알고 나니 좀 아쉬운 면이 남더라는...그런데 피아노 소리는 중독성이 강한것 같아요. 전 요즘도 집에 데려다 줄께~~ 하면서 혼자 흥얼거립니다 -_-;;
Commented by 191970 at 2007/03/27 13:26
레이님 / 원작이라기보단 극의 배경이죠. ^^;; 이번 무대는 모르고 보는 쪽이 나았을 거 같아요. 선입관이 너무 많이 생기기도 했고. 그런데 정말 피아노 소리 중독성있죠? 우리나라 OST도 녹음해줬음 좋겠어요. 후반 공연까지 벌써 잡혔던데 녹음 안해줄까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