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27 17:00 잠실 실내 체육관.
당일 공연 끝나고 맥주 한 잔 하며 수다 떨 때는 오히려 담담했는데, 집에 가는 걸음은 날아가는 것처럼 즐거웠고, 다음날인 오늘은 끝났다는 생각이 이제야 들어 아쉽고 허탈하고 그렇다.
헤드윅을 공연했던 배우 중 조승우씨를 제외한 8명의 배우가 모두 나와서 헤드윅 노래를 한 곡, 애창곡을 한 곡씩 두 곡 노래를 불렀고 이츠학 역을 연기한 배우 이영미씨와 전혜선씨가 나와서 노래를 한 곡씩 했다.
굉장히 편파적이고 개인적인 감상
솔직히 공연을 딱 절반 잘랐으면 좋겠다. 뮤지컬 배우가 노래와 연기를 모두 잘해야 한다지만 이건 욕심이다. 노래를 잘하는 배우, 연기를 더 잘하는 배우가 분명 나뉘고, 노래도 잘할 수 있는 노래와 아닌 노래가 분명 있다. 이건 나도 아는 사실이고 감안한다 해도 이중 배우 몇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 아니 노래를 못 부른다.
우리나라 헤드윅 배우 시간 중 딱 절반 쳐내고, 미첼 부분 붙이면 돈을 더 내라고 해도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가겠다. 사실 아주 좋았는데도 그 김빠진 시간을 버틸 기력이 있지 않아 다시 찾아가진 못하겠다.
정확한 순서와 곡명 같은 건 기억나지도 않는다. 기억나는 것만 써보자.
첫곡은 송용진씨의 Tear me down. 이번 무대에 유일하게 헤드윅 분장을 모두 하고 나왔더라. 나중에 한 곡 더 부르러 나올 땐 이마에 실버크로스 마저. 가발은 벗고 머리는 머리띠로 넘기긴 했지만. 그리고 부른 노래는 자기 자작곡인 정혜경 퍽큐. 내가 드디어 정혜경을 라이브로 듣는구나. 개인적으로 굉장히 즐거운 무대였다.
오만석씨의 Origin of love. 내가 만짱의 오리진을 드디어 들었어. 흑흑 이건 정말 기쁘고 감동적이었다.
김다현씨의 슈가대디도 들었다. 아 OST의 노래는 녹음빨이었냐? 라이브로 왜 이렇게 안되냐? 아 정말 그 박자감하고는.
그러고 보니 시즌3 OST에서 송창의씨의 Exquisite Corpse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무대에서 라이브로 듣자니 왜 이리 아쉬운 게 많은지.
그리고 엄기준씨. 사실 엄기준씨가 노래 잘하는 배우는 아니잖아? 애창곡 부를 때 왜 하필 Creep을 선택한 거야? 왜 하필?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노래는 잘 불러도 중간도 가기 힘든데!
이석준씨. 베로니카를 좋아하는 헤드윅 팬이 많은 것도 알고, 그의 연기 좋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난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게 취향이라면 취향인 거고. 나는 그의 헤드윅은 못 보겠다. 정말로.
조정석씨와 김수용씨는 자기 몫만큼 했다. 오랜만의 조정석의 헤드윅 화장 모습은 여전히 정말 예쁘기도 했고. 그의 Angry Inch도 신났고. 김수용씨의 Wig in a box도 좋았고. 이 두 명은 물론 만족스러웠다.
아 그리고 거론 안 할 수 없는 이영미씨. 진짜 진짜 멋졌다. 역시 영미 언니 짱. random number generation을 부르는데 의상도 정말 멋졌고, 그 허스키한 음성에 파워풀한 가창력. 아, 그저 최고.
전혜선씨도 좋았지만, 좀 비교된 건 사실이다.
후반부로 가면서 좋았던 부분은 미친 듯이 좋았지만 솔직히 좀 쳐지고 있었다. 앞에서 슬쩍슬쩍 뒤로 빠져나가는 사람들도 계속 있었고. 그런데 드디어 미첼이 나오는 순간. 다 같이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며 앞으로 우아아 밀려 들어갈 때의 그 감동. 솔직히 내가 미첼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감정은 내가 사랑하는 뮤지컬 헤드윅을 만들어준 원작자에 대한 경의와 그에 대한 애정이다. 영화 뮤지컬의 헤드윅을 연기한 배우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 영화 헤드윅도 참 좋기는 했지만 그 영화에 나오는 노래를 다시 듣고 싶은 이런 느낌은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도. 어제의 그 열기와 흥분은 또 진짜였다. 참 신기하기도 하지.
미첼이 Angry Inch를 부르고 마지막으로 점프하며 결국 쓰러졌다 일어서고. 자기는 이제 이런 노래를 하기엔 나이 너무 많이 먹었다고 했지만. 끝까지 보여준 그 열정은 대단했고. 그의 노래도 기대 이상이었다. 그리고 Angry Inch 부를 때 뒤에서 코러스 넣어준 영미 언니. 진짜 멋있었다. 그 뒤로도 미첼이 노래 부를 때 원래 이츠학이 코러스 하는 부분들은 모두 이영미씨가 했다. 중간에 노래 부르다 미첼이 이영미씨한테 감사의 인사도 했고. 섬마을 노래 부를 땐 영미 언니를 찾고 불러서 다시 나오기도 했고.
그래. 섬마을 소년을 미첼이 불러줬다. 제목 맞나? 그 동요. 한복 두루마기를 입고 금발 가채를 머리에 얹고 나와 그 노래를 부르는데 참 기분 묘하더라. 그 외에도 인디 밴드 곡 하나를 불러줬는데 제목은 모르겠다. 스티븐 트래스크도 토미 노래를 두 곡인가 해줬고. 사실 미첼이 등장하는 부분부터는 장면 장면은 기억나는데 불러준 노래와 곡 순서 이런 건 잘 모르겠다. 아니 그렇게 흥분했었나? 아님 원래 내 기억력이 그런가.
그가 Midnight Radio를 불러줄 때. 다 같이 손을 드는 순간. 아직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마지막으로 미첼이 들어가고. 8명의 한국 헤드윅 배우들이 나와서 마지막 노래를 불러주고. 다시 미첼이 나오고. 미첼이 헤드윅이 너무 많다. 몇몇이냐 하고 세더니. 여기에 여덟의 앵그리 인치가 있다고 말한 순간도 즐거웠고.
다 같이 Wig in a box 부를 때. 마이크 넘어갈 때 우리 배우들이 우리 말로 부르고, 미첼은 다시 영어로 부르고. 이런 부분들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좋았다. 단지 마이크 돌릴 때 왜 우리 쏭한텐 주지 않는 거야. 진짜 너무하는 거 아냐? 응? (아, 진짜 사심 가득)
더 길게 쓰게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할 말이 많지 않다. 아 이건 정말 사심 가득이라 원래 잘 안 남기는데 그래도 한마디 해야겠다. 송용진씨 정말 노래 잘한다. 진짜로. 다른 배우들이 부르는 헤드윅 노래 듣고 있자니 그 생각이 가득가득 해지더라. 물론 만짱은 제외.
참. 콘서트 전날, 토요일에 홍대에서 송용진씨가 보컬로 있는 밴드 쿠바 공연이 있었는데 여기에 미첼이 왔다더라. 역시 그날 갔어야 했어.ㅠㅠ
하나 더. 콘서트 끝나고 시원한 맥주 마시며 동행과 이야기했는데 정말로 송용진 헤드윅 OST가 있으면 좋겠다. 진짜 진짜. 나오면 10만원까지라면 돈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앵콜 곡 하나 더 해주지 않은 건 섭섭했지만. 모두 끝나고 공연장에서 나올 땐 땀에 흠뻑 젖고, 팔다리가 떨리며 귀가 먹먹하고 정신하나도 없었다.
이렇게 또 한번의 기다리던 무대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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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 같다는 느낌. 그리고, 허클베리 핀만 주문하기 아쉬워서 무얼 더 살까 고민하다 MOT 1집을 주문했다. 사실 MOT이란 밴드는 미첼 덕분에 알 게 된 거다. 그가 헤드윅 콘서트 때 불러준 날개란 노래. 사실 미첼이 부른 날개는 연습 많이 했구나 생각보다 우리말 발음 괜찮네 주로 이런 느낌뿐이었지만 그렇게 해서 듣게 된 원곡이 꽤 좋은 거지. 그래 ... more
여우비님 / 돌아다니다 보니 미첼이 만짱한테 껑충 뛰어 올라서 만짱이 번쩍 안아 들고 한바퀴 돈 거 있는데, 그 사진도 있더라고요. :) 미첼이 어찌나 만석하고 영미를 챙기던지.
아, 오늘은 팔다리가 다 쑤시고 졸려워서 일하기 힘드네요-_-
휴..... 헤드윅 게시판에는 못쓸 얘기들 여기에는 있군요.
몇몇 헤드윅분들 노래 정말 못하더군요.
노래 못하는 거 포함 박자는 왜 놓칩니까? 모니터가 안되나...... 그냥 아마츄어 스쿨밴드 보컬같은 느낌이더군요.
전 송용진씨, 조정석씨, 김수용씨 멋지더군요.
미첼은 뭐 말하기 입아픕니다. 아침 내내 후기를 하도 써대서 힘들기도 하고...
동질감에 댓글 남깁니다.
전 아무래도 사용하는 이름 정도도 남기지 않고 익명을 사용하시는 분에게는 호감이 생기지 않아서요.
뭐랄까, 라인부터 그 눈빛 으아 너무너무 섹쉬해 ㅠㅇㅠ
집에 오자마자 싸이월드 클럽에서 그 배우를 검색해서 보았어요.
아 맘에 들었어 진짜진짜.
그 동요 제목은 섬집아기.
랑새님 / 조정석!ㅋ 저는 저는 조정석 헤드윅도 아주~ 마음에 들었고. 올슉업의 조정석 채드도 아주~ 좋았답니다. 조정석 채드도 두 번이나 보러 갔었죠. :) 지금 조정석씨 하고 있는 첫사랑도 보러가야 할텐데 말이에요. 좋은 배우에요.
우야든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막눈에서 이제 막 진화하고 있는 초짜 이옵니다.^^ 앞으로 자주 들러 눈팅하겠습니다~
근데, 사실 저는 미첼의 섬집아기 같은 경우, 그렇게까지 감동을 받지 않았어요-,-
뮤지컬을 본적은 없어요.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콘서트 후기 봤는데 미첼이 부른 인디밴드 노래는 MOT의 날개에요. 저가 좋아하는 밴드 ^ㅡ^ 헤드윅 콘서트 한다는 것은 인터넷으로 봤는데, 그걸 보셨다니
싸이에 오만석이 부른 오리진 러브를 구입해서 참 오랫동안 리스트에 넣었죠. 어쩜 그렇게 애절하게 부르는지 저도 라이브로 들어 보고 싶은걸요. 영화 ost, 뮤지컬 ost도 좋아요.
이럴때는 진짜 서울에 살고 싶어요!!!
찾아보니 Korean Tribute Album 이네요.
송용진씨 노래는 Hedwig's Lament, Midnight Radio, Exquisite Corpse 이렇게 3곡 이네요,
그런데 시즌3 ost은 인터넷에서 다운 받아야 듣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