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비 안부

 
그냥 넘어갈 뻔했는데, 궁금해하시는 거 같으니 나비 안부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사실 어제 얼마나 제가 걱정하고 투덜대고 있었던지 회사에서도 오자마자 주위 사람들이 나비 안부를 물었어요. :)

어제저녁에 어떻게 하던 일 좀 빨리 끝내고 일찍 들어가 볼까 했더니 부하테스트를 한다고(뭐, 그런 게 있습니다.) 다 같이 저녁 먹으려도 못 가고 PC 앞에 앉아서 처리 화면 입력해보고 있어야 했거든요. 그래서 동생한테 전화해서 몇 시에 들어가냐, 물었더니 9시나 돼야 한다고 하잖아요. 왜 그러냐 해서 나비가 갇혀있는 거 같다 했더만. 대뜸 "누나 방은 이미 엉망이겠네!" 아니, 물론 그게 걱정되긴 하지만 갇혀 있는 놈도 불쌍하잖아! 걱정도 안되냐! 물론, 물론 내 방과, 내 옷들도….

사실 제 방엔 늘어져 있는 옷과 액세서리 가방이 좀 많아서. -_- 그래서 저 없을 때는 방에 못 들어오게 하는 거거든요. 지난겨울에 비싼 스타킹 몇 개 해먹은 거랑 끊어진 목걸이, 귀걸이도 좀 되고.

결국, 부하테스트 끝나고, 하던 일 때려치우고 그냥 집에 부랴부랴 들어갔습니다. 그랬더니 역시나 불쌍한 나비, 제 방에 갇혀서 냐옹냐옹하고 있더군요. 얼른 문 열어줬더니 나오자마자 화장실로 직행. 그래 하루종일 참았으니 얼마나 힘들었겠니. 제 방 상태는 멀쩡했고 단지 문만 얼마나 긁어댔던지 나무 위에 덧대어진 나뭇결 모양 한 겹이 조각조각 날리고 있었어요. 바깥쪽 문은 일 년 동안 긁어서 그 정도 상태인데, 하루 만에! 아, 진짜 불쌍한 나비. 요즘 다이어트 때문에 안주던 캔도 따줬더니 정신없이 먹고 화장실도 한두 번 더 가고. 그때쯤 들어온 동생과 저를 멀뚱멀뚱 보며 응가도 잔뜩 하고. 그 뒤에는 바닥에 배 보이고 누워 뒹굴뒹굴.

오늘 아침에는 문이 열려도 제 방에 안 들어가더라고요. :)

오늘은 저녁때 술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죽도록 일해야겠습니다.


(서비스 나비 사진. 근데 이건 일년 전이라 지금은 이거보다 배 면적이 훨씬 훨씬. 목도 없어지고ㅠㅠ 뭐 저 보들보들한 배의 면적이 넓어져 거기다 얼굴 부빌 수 있게 된 건 아주 좋지만요.)

by 191970 | 2007/06/29 10:55 | - 그냥하는얘기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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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vis at 2007/06/29 11:27
착하군요. 참고 화장실을 안보다니. 저희 오빠네 고양이는 제일 먼저 두루마리 화장지부터 아작을 내던걸요. 모니터를 징검다리 삼아 뛰어다녀서 각종 물건들이 책상위로 떨어지는건 다반지사고요.
Commented by poxen at 2007/06/29 12:12
아유, 나비 너무 이뻐요. 남의 집 고냥이가 일케 이뻐보이는 경우도 흔치 않은데(무조건 우리집 고양이가 제일이쁜.)191970님의 사랑 가득한 시선이 사진에서 느껴지나봐요. 저 꼭 쥐고있는 오른발 ㅠㅠ♡
Commented by 191970 at 2007/06/29 16:53
mavis님 / 그쵸. 착하죠. 덕분에 어제 더 안쓰러웠어요. 그리고 두루마리 휴지;; 그건 저희 나비도 툭하면 아작내요. 그래서 닿을만한 데다가는 두루마리 휴지를 두지 않아요.

poxen님 / 흐흐 감사합니다! 우리 나비 너무 이쁘죠. :) 저 꼭 쥐고 있는 오른발을 보시다니 역시 뽀인트를 잡아내시는군요.
Commented by maemuki at 2007/06/29 19:41
나비 너무 귀여워요. ^^ 배변훈련은 따로 시키신 건가요? 저희 집 강아지는 집 옥상이나 주차장에서 볼일을 보게하는데, 집에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가끔 거실을 엉망으로 만들어서 엄마한테 혼이 좀 나거든요.
Commented by 191970 at 2007/06/29 20:42
maemuki님 / 훈련은 따로 시키지 않았어요. 나비가 처음 우리집에 왔을 때 이미 성묘이기도 했지만 원래 고양이들이 개보다 용변을 잘 가려요. 고양이화장실 청소 안해주면 변비도 걸리는 걸요. :)
Commented by 시노조스 at 2007/07/03 03:37
아 귀엽다. ㅠㅠ) 어제 과일가게 앞에서 어슬렁대던 길냥 봤는데. 다가가서 빙글빙글 웃으면서 처다보는데 "왠 녀석이야" 라는 표정으로 절 계속 보더라고요. 차마 만지지는 못하고 처다만보다 돌아섰어요. ^-^;

나비 사진 자주 업데이트해주세요.
Commented by 191970 at 2007/07/03 09:13
우리 나비야 당연히!! 귀엽죠! 흐흐
Commented by 뇌를씻어내자 at 2007/07/03 11:47
저는 동생이 털 날린다고 맨날 지 방 문을 닫아 놓는데, 어쩌다 고돌이가 안 보여서 후다닥 달려가 보면 문 앞에서 에웅에웅 울고 있어요. 도대체 언제 들어간 건지.. -_-

밥 뭐 주세요? 저는 캔식으로 바꾸고, 그래도 안 되겠어서(저희는 애들 몸이 좀 안 좋아서 다이어트 필!) 저울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재서 주거든요. 허리가 좀 잘록해진 것 같아 혼자 뿌듯해 하고 있어요. 애들은 저만 보면 밥 달라고 난리치지만. ;;
Commented by 191970 at 2007/07/03 13:01
뇌를씻어내자님 / 저는 그냥 다이어트 사료 이것저거 주고 있어요. 얘 살 빼려면 공부를 좀 해야하나 고민 중인데 영 시간과 에너지가 안나서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거든요. 좋은 다이어트 정보나 사료 정보 있으시면 좀 나눠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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