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뮤지컬 틱틱붐(tick, tick...BOOM! )

 
2007/12/27 20:00 아르코 대극장
이건명 / 배해선 / 김형묵

렌트의 극작가이자 작곡가인 조나단 라슨의 유작입니다. 그의 자전적 이야기가 1인 뮤지컬로 펼쳐지는 것을 그가 죽은 후 데이비드 어번(David Auburn)이 등장 인물 셋으로 분리해 각색한 극입니다.

저 제목의 낯선 단어는 낼모레 서른이 되기까지 아직 무명의 장래가 촉망되는 작곡가에 머물고 있는 주인공 존이 압박감 때문에 듣고 있는 환청 소리입니다. 우리나라 번안극에서는 째깍, 째깍, 쿵! 으로 번역되었고요. 시계가 초침소리와 쾅(Boom!) 터지는 소리인 거죠.

이 뮤지컬도 렌트와 크게 다르지 않게 가난하고 성공하지 못했지만 꿈을 갖고 있는 예술가의 이야기입니다. 렌트에 비해 훨씬 낙천적이기도 하고요.

서른의 생일과 5년째 만들고 있는 뮤지컬의 워크샾을 코앞에 앞둔 존과 존의 여자친구 수잔, 예전에 배우였지만 이제는 광고회사에 다니며 돈을 많이 벌고 있는 룸메이트이자 어릴 적 친구 마이클이 있습니다. 수잔은 무용을 가르치는 선생으로 있지만 이제는 뉴욕을 떠나 시골로 가고 싶어합니다. 마이클은 광고회사에 다니며 돈을 많이 벌어 이제 좋은 차와 좋은 아파트를 사 이사를 가려 하고요.

존은 성공하지 못하고 계속 무명에 머물고 있는 자신의 꿈에 회의를 갖고, 성공한 마이클을 보며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는 뮤지컬의 꿈을 위해 낮에는 식당에서 웨이터 노릇을 하거든요.

극에서 존은 주인공이자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나레이터입니다. 그는 끊임없이 현재 상황과 벌어질 일들을 제 3자처럼 관객들을 향해 설명해주죠. 수잔과 마이클은 존의 여자친구와 룸메이트지만 극 진행을 위한 다른 등장인물 역할을 함께하고요.

등장인물이 셋이 됐지만 여전히 존의 입장에서 존이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사건 속에 결국 그의 워크샾날은 오고,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음에 실망하지만 생일파티날 성공을 알리는 전화가 오고 희망과 기쁨에 가득차 무대는 막을 내립니다.

이건명씨의 무대는 이번에 처음이었는데 굉장히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진행됐습니다. 전체적으로 노래가 부분부분 렌트의 음악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이 점은 렌트 OST를 너무 반복해 들어 렌트의 이건명씨 노래에 많이 익숙해져 그런 거 같기도 해요. 칭찬 많이 들은 배우였는데 다들 왜 그렇게 칭찬하시는지 알겠네요.

배해선씨 역시 안정감있는 연기와 노래를 보여주는데. 저는 배해선씨가 좋은 배우이지만 뭐랄까 주연급의 스타성이 보이지 않아 조금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워크샾에서 솔로곡 부르는 부분은 굉장히 조명받는 장면임에도 시선을 끌어들이는 맛이 조금 부족한 거처럼 느껴지거든요. 연기와 노래 역량과 상관없이요. 그래서 사실 에비타 같은 타이틀롤 보다는 이런 역이 더 좋았기도 했거든요.

김형묵씨 역시 이번 무대에서 처음이었는데 목소리가 굉장히 좋으시더군요. 노래도 좋고. 단지 연기하실 때 어깨에 힘이 들어가 동작들이 약간 과장됐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금만 힘을 빼주시면 좋겠어요. 하지만 어떤 면에선 그런 과장된 연기가 장면상 어울리기도 했고요.

전체적으로 완성도 있고 아주 즐거운 무대였습니다. 단지, 저는 렌트쪽이 좀더 사랑스럽게 느껴지지만요. 이 무대를 보고나오자 갑자기 너무너무 렌트가 보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조금 아쉬운 점 하나 이야기하자면 아르코 극장도 무대 넓이에 비해 관객석과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운 무대인데 무대 장치를 너무 뒷쪽으로 만들어 놓고 앞쪽을 차가 달리는 장면 등을 빼고는 사용하지 않아 배우와 장면이 너무 멀게 느껴졌습니다. 조금 앞쪽에서 장면들을 보여줘도 괜찮지 않았을까요?

by 191970 | 2007/12/28 14:11 | - 공연즐기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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