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2008/02/27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김법래 / 오진영/ 류창우 / 김태훈 / 문종원 / 김태형 / 곽선영

어제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을 두 번째로 봤습니다. 지난번 감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에요. 그때는 김법래 콰지모도의 노래에 대한 감동을 갖고 나오며 무대의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죠. 다시 가게 된 건 역시 김법래 콰지모도의 노래를 다시 듣고 싶다는 마음과 그 외의 다른 노래도 노래만 따로 계속 듣다보니 너무 좋아졌기 때문이에요. 들으면 들을수록 몇몇 곡이 너무 좋아져서 가슴이 두근해서 다시 들으러 가야만 할 거 같았어요.

그리고 그렇게 두번째로 찾아간 어제. 눈물이 나는 감동을 안고 나왔습니다. 이게 캐스팅의 차이인지 아님 그냥 전체적인 무대 분위기가 달랐던 건지, 아님 내가 달라진 건지 잘 구분하지 못하겠어요. 그냥 이런 무대, 이런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이 뮤지컬은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빅토리 위고의 소설 '노틀담의 꼽추'를 뮤지컬화한 것입니다.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세 남자가 있죠. 노트르담의 주교 프롤로. 신을 믿고, 여자를 멀리하고 딱딱하고 고지식한 신앙의 삶을 살던 그는 어느 날 춤추는 에스메랄다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죠.

콰지모도가 있습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추악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는, 버려진 아기를 성당의 종지기로 키운 건 주교 프롤로였죠. 그 프롤로는 콰지모도에게 은밀히 명합니다. 저 집시 여인을 쫓아가서 잡아오라고.

하지만 에스메랄다는 파리의 근위대장 페뷔스에 의해 구출 받습니다. 그리고 페뷔스에게 첫눈에 반하죠. 그들은 다음날 만날 약속을 해요. 그리고 부녀자를 덮친 죄로 꼽추 콰지모도는 수레바퀴에 매달리게 됩니다. 누군가 제발 물을 달라고 말하는 그에게 등을 떠밀린 에스메랄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그에게 물을 먹여 주죠. 그리고 콰지모도는 그런 그녀에게 사랑을 느낍니다.

그 세 남자 외에 집시의 왕이자 어렸을 때부터 에스메랄다를 키운 집시들의 왕 클로팽이 있어요. 그리고 파리의 시인이자 이 이야기의 나레이터인 시인 그랑그아루가 있습니다. 무대의 막을 여는 건 그의 역할이죠. 그랭구아르는 관찰자이고, 이야기 꾼입니다. 그냥 시인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음유시인이 더 어울리는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가 집시들의 거리에서 집시들에게 잡혔을 때 클로팽은 말합니다. 누군가 그대의 아내가 되어주지 않는다면 그대를 죽이겠다고. 그리고 에스메랄다에게 그의 아내가 되겠냐고 묻죠. 에스메랄다는 긍정합니다. 단 그의 아내가 되겠지만 연인은 되지 않겠다고 해요.

그리고 그들의 첫날밤. 에스메랄다는 그랭구아르에게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 '페뷔스'의 뜻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그랭구아르는 그들의 첫날밤을 위해 깔린 매트리스 위에서 그 뜻이 '태양'임을 알려주고 에스메랄다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의 이름을 노래하고 그랭구아르는 조용히 매트리스를 접어 사라집니다. 그와 에스메랄다는 부부이지만 사실 그건 그 둘 모두에게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랭구아르는 그저 관찰자고 자신이 보고 듣고 겪은 이야기를 남들에게 들려줄 뿐이지요.

페뷔스를 만나러 간 에스메랄다는 자신의 뒤를 밟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죠. 그리고 그 둘이 만나 침대에 올랐을 때 그 누군가는 페뷔스를 칼로 찌릅니다. 여기까지가 1막이에요.

2막은 역시 그랭구아르의 노래로 막이 열립니다
감옥에 갇혀 있는 에스메랄다는 억울하다고 노래하고. 주교 프롤로는 에스메랄다의 유죄를 인정하라고 고문합니다. 그리고 그는 노래하죠. 이 마음은 무엇일까. 왜 이렇게 된 것일까라고.

그랭구아르에게 귀띔을 받은 클로팽은 집시들을 이끌고 감옥에 쳐들어오지만 오히려 갇혀 버리고 맙니다.

페뷔스의 약혼녀는 페뷔스를 원망하고, 페뷔스는 자신은 집시여인의 마법에 속았을 뿐이라고 변명합니다. 약혼녀는 그 집시여인을 처형하라고 그러면 그를 용서할 거라 이야기하죠.

프롤로는 처형 전 새벽 에스메랄다를 찾아가 자신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살려줄 것이라고. 하지만 에스메랄다는 페뷔스만을 부르며 거절해요. 그리고 그 때 콰지모도는 갇힌 집시들을 풀어주고, 클로팽은 에스메랄다를 구출합니다. 그리고 집시들과 군인들이 다투는 동안 콰지모도는 에스메랄다를 끌고 성당으로 도망가죠.

에스메랄다는 콰지모도는 자신의 친구라고 노래하지만, 결국 페뷔스를 만난다면 제발 자기 얘길 전해 달라며 잠들어요. 그리고 이 때 콰지모도는 불공평한 이 세상에 대해 노래합니다. 불공평한 이세상, 아무런 노력없이 모든 걸 얻는 그와 너무 다른 자신에 대해서요.
불공평한 이 세상 너무도 다른 운명
신이여 이 불행은 나의 잘못인가요

사랑하고 싸우고 당연한 그일조차
너무 먼 나의 삶도, 하지만 아름다워요

신은 어디 있나요. 높은 교회인가요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들 곁인가요

편안한 목자들의 초라한 경배보다
동방박사의 황금, 주는 더 사랑하나요.

매정한 이 세상 이토록 추한 내가
어떻게 원하나요. 아름다운 그댈.


군인과 집시들의 싸움에서 결국 클로팽은 죽게 되요. 그리고 그걸 보고 에스메랄다는 뛰쳐나오고. 에스메랄다 마저 잡혀 교수형에 처하게 되죠. 콰지모도는 제발 그녀를 살려달라고 프롤로에게 애원하지만 그는 들어주지 않아요. 콰지모도는 참지 못하고 프롤로를 죽여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죽은 에스메랄다를, 콰지모드는 그녀를 내게 달라고 노래해요. 그리고 죽은 그녀를 곁에 두고, 눈 감은 그녀를 감히 만지지도 못하고 감히 머리를 쓰다듬지도 못하고 노래하죠. 제발 춤을 춰요. 나의 에스메랄다.

많은 세월이 흐른 뒤 그들은 찾겠지
끌어안은 채 썩어간 두 사람의 뼈를
슬픈 콰지모도 그가 에스메랄다를 얼마나 애타게 사랑했는지
저주받은 그 영혼이 어떻게 사랑했는지

나의 피와 살을 뜯거라 어둠의 독수리여
시간과 죽음을 넘어 하나가 되도록
고통스런 내 영혼이 이 땅을 떠날 수 있게
간절한 나의 사랑이 저 하늘에 닿을 수 있게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노래 해요 에스메랄다
조금만 더 날 위해. 죽도록 그댈 사랑해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노래 해요 에스메랄다
함께 갈 수 있다면 죽음도 두렵지 않아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노래 해요 에스메랄다
내 품에서 잘 자요. 죽도록 그댈 사랑해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노래 해요 에스메랄다
저 세상 그 끝까지. 죽음도 두렵지 않아



저 김태훈 그랭구아르에게 반한 거 같아요. 1막부터 예감이 들었다니까요. 그랭구아르의 달(Lune) 정말 너무 좋아요.

역시 법래 콰지모도는 최고에요. 그의 노래에 받은 감동을 말로, 글로 표현할 재주가 없네요. 정말로 그의 노래를 듣고 있는 동안 눈물이 그렁그렁해가지고. 아저씨 어제 공연하실 때 정말 운 거 맞죠?

클로팽이 멋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 거 같아요. 배우의 몫도 물론 크지만 클로팽과 집시들의 장면은 모두 집시 역으로 나오는 댄서들의 춤을 비롯 장면들이 정말 힘이 있어요. 특히 클로팽이 천장에 매달린 철근 위에서 노래할 때는.

프롤로가 굴러 떨어져 죽는 장면은 여전히 실소가 나와요. 그 전부터 복받쳐 올라오는 감정이 가라 앉는다니까요. 물론 그 뒤의 장면은 더 큰 감동으로 이어지지만.

에스메랄다 역의 오진영씨. 저는 문혜원씨보다 이쪽이 훨씬 좋았어요. 그 외에도 전반적으로 어제 무대는 정말 정말 좋았어요. 무대를 보며 이런 감동을 느끼는 거 정말 오랜만이네요. 가슴이 울렁울렁, 두근거려 피가 식지 않아 밤에 잠들기 어려웠거든요.

무대를 가까이서 보니 댄서들 정말 파워풀해요. 정말 멋져요. 오빠들 다들 배에 식스팩을 붙이고 다니던데요. 세상에. 뛰고, 구르고, 춤추고, 매달리고.

정말 오랜만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무대가 끝나자 마자 벌떡 일어나 정신 없이 박수를 쳤어요. 손이 아프도록 박수를 쳐도 그들에게 보내는 박수가 부족한 거 같았죠.

서범석 프롤로가 보고 싶어요.

무대를 보며 생각했어요. 별 수 없구나. 분당에 가야겠구나 라고. 3월 중순부터 성남에서 다시 공연이 올라가거든요. 그런데 현재 나온 3월 캐스팅 스케줄엔 제가 원하는 김법래, 서범석, 김태형 스케줄이 단 하나도 없네요. 평일이라면 회사를 조퇴하는 한이 있어도 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렇다면 어째야 하나, 누구를 포기해야 하나. 사실은 오늘 캐스팅에 서범석 프롤로만 넣어서 딱 그렇게 보고 싶어요.

by 191970 | 2008/02/28 19:22 | - 공연즐기다 | 트랙백 | 핑백(3) | 덧글(5) 

트랙백 주소 : http://c191970.egloos.com/tb/171924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191970 - Midnig.. at 2008/03/06 11:21

... 문종원 / 김성민 / 곽선영 2008/02/02 연극 서툰사람들 장영남 / 강성진 2008/02/15 뮤지컬 스펠링비 2008/02/23 뮤지컬 나인 황정민 2008/02/27 노트르담 드 파리 김법래 / 오진영/ 류창우 / 김태훈 / 문종원 / 김태형 / 곽선영 그리고 3월에는 햄릿, 류정한씨의 이블데드, 연극 레이디 맥베스 등이 있어요. 그 외에 금요일 콘서 ... more

Linked at #191970 - Midnig.. at 2008/04/03 11:30

... 가슴이 벅차올랐지만 노틀르담은 이제 끝내겠어요. 이제 그만. 법래 아저씨, 서범석씨 다음 또 다른 무대에서 만나요. 시간 상 자세한 내용은 지난 감상으로. http://c191970.egloos.com/1719245 ... more

Linked at #191970 - Midnig.. at 2009/08/26 12:55

... 아. 김법래 콰지모도에 대한 그리움을 많이 곱씹다 돌아왔다. 그래도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보러가기 싫은데. 이 공연에 대한 줄거리 및 자세한 감상은 여기. http://c191970.egloos.com/1719245 ... more

Commented by 마르스 at 2008/02/28 20:01
이상하게 NDP는 잘 안끌려요.
Commented by 191970 at 2008/02/28 21:12
마르스님 / 저도 그랬어요. 사실 정말 볼 생각도 없었는데. 결국 본 이유는 딱하나 김법래씨와 서범석씨 보려는 거였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너무 좋네요.

저랑 3월 후반에 분당 안가실래요? ^^;
Commented by 팅이 at 2008/02/28 21:50
28일(목) 오늘 에스메랄다역이 최성희씨 아니었나요? 저도 오늘 보고 왔는데 최성희씨였던것 같아요 ^^
Commented by 191970 at 2008/02/28 21:57
팅이님 / 날짜 잘못 적었네요. 위에는 28일이라고 쓰고 그 밑에는 어제라고 쓰다니-_- 근데 오늘 낮공연 있었나요? 10시도 안됐는데 오늘 공연을 벌써 보고 오셨다니.
Commented by 팅이 at 2008/02/28 22:07
예. 오늘은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낮공연하드라고요. 그래서 주중에 휴가도 내주고 ^^; 두번째인데 두번다 에스메랄다역이 최성희씨 였어요. 성남에서 할때 다른 분꺼 봐야겠어요. 그래도 사인 받아서 기분은 좋다는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