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3월 11일
밤과 노는 아이들
![]() | 밤과 노는 아이들 - 상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윤정 옮김/손안의책(사철나무) |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의 작가.
지난 책에서도 그런 냉랭한 이야기를 비록 너무 미적지근하긴 했지만 그런 온기를 가지고 들여본다는 게 놀라웠는데(필요 이상으로 냉혹한 게 일본소설의 대다수 아니던가) 이번 책에서는 훨씬 냉혹해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온기때문에 그렇게 가지 못했다는데, 그리고 그 냉혹한 이야기에 그런 따뜻함을 더해준다는 게 굉장히 인상 깊다.
1권은 중간에 놓을 정돈 아니지만 솔직히 그리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슬렁슬렁 읽었는데 2권에서는 주인공 아사기에게 완전히 몰입해 읽었다. 그렇기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아주 가슴 아팠다. 특히 츠키코의 사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든 그들이 행복해질 순 없는 거니라고 진심으로 바랬고 그래서 결말에 아주 만족했다. '용서'란 건 불가능하다. 아무리 그가 행복해지길 바래도, 용서란 건 주어질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도망'이란 결말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다. 그래 파국 외에 도망이란 샛길도 있을 수 있는 거지. 그러고보면 이 작가의 전작에서도 느낀 바인데 책 안에서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죄를 평가하려 하지 않는다. 상황과 사실을 인정하고, 동조할 뿐. 그래서 그런 또 다른 결말도 가능한 거겠지. 내게는 범인의 정체가 누구냐와 그 범인이 어떻게 밝혀지느냐보다는 이미 정해진 범인에게 주어진 결말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이 책이 추리소설의 방법으로 읽히지 않은 것 같다. 추리소설을 기대하고 읽는 사람에겐 오히려 실망할 수도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책을 이렇게 좋게 읽은 것은 시간과 상황이 중요했기 때문인 거 같다. 내 우울에 침체되어 버릴 거 같은 어느 밤에 이런 차가운 책을 읽어도 될까 싶은 두려움 속에서 시작했는데 마지막에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주었다는 거. 그게 내가 이책에게 좋은 점수를 주는 이유이다.
# by | 2008/03/11 10:28 | - 책을읽다 | 트랙백 | 덧글(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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