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18일
오랜만의 나비 이야기
동생이 또 집을 비웠다. 그러고보면 나비 이야기는 항상 동생이 집을 비웠다로 시작한다. 그럴 수밖에.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나는 동생이 있을 때는 나비와 친한 척을 못한다. 아니, 나비가 싫어한다. 어느 정도까진 받아주지만 조금 과도해지면 화를 내는 거다. 그리고 그 선은 그때 그때마다 다르다. 동생을 자주보거나 마음에 안드는 게 있어 심드렁할 때는 오히려 나비가 먼저 내게 와서 친한 척을 할 수도 있고, 오랜만에 본 동생에게 가서 예쁜 척을 할 때는 내가 조금만 친한 척을 해도 화를 낸다. 그 선은 매우 미묘하고 민감한데 이젠 익숙해졌다 싶다가도 아주 작은 방심으로 손에 상처를 만든다. 지난 번엔 정말 방심했다 얼굴에 선을 하나 그었고.
나비 가출 사건때 내가 구출해준 이후에는 동생보다 내가 우선순위가 올라간 듯 보였으나 그건 아주 단기간으로 끝났다. 나쁜 놈. 바보. 머리도 나쁜 것 같으니.
어쨌든 동생이 집을 비웠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출장을 갔다. 일본으로. 룰루랄라. 회사 출장이란 게 해외를 가도 마음껏 돌아다니는 여행과는 아주 다르다는 거 알지만 그래도 부럽다. 비록 자유시간이 마지막 날 반나절이 전부라도.
그리고 나는 요즘 너무너무 바쁘다. 그래서 나비는 혼자 집을 본다. 밤 늦게 열쇠가 철컥 돌아가는 소리가 나면 현관까지 나와서 신발을 벗기도 전에 다리에 머리를 부빈다. 한창 동생한테 예쁜 척을 할 때는 방에서 나오지도 않는 것과 천지차이다. 그리고 보통 그렇게 사람이 반가우면 이리 뛰고, 저리 뛰고도 해야하는데 한참을 머리 박고 밥을 먹은 뒤 근처에 와서 나를 쳐다 보고 앉아 있는다. 아니면 올라와도 돼? 하며 배 위에 다리를 슬쩍 얹어 보고. 심지어는 내가 담배를 피고 있어도 근처에 얼쩡 거린다. 담배 냄새 그렇게 싫어해서 불 안 붙이고 물기만 해도 번개같이 도망가는 주제에. 귀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그런데도 귀가 시간이 늦고 몸이 피곤하다 보니 놀아줄 시간은 커녕 눈 뜨고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야 한 두시간이다. 그래서인지 잘 때도 주변을 맴돈다. 예전에도 얘기했듯이 나비 취침 장소는 동생방의 책상 의자 위나 침대 옆 여분의 이불 위다. 월요일, 화요일은 동생이 늦거나 외박할 때 그러듯이 내 침대 발치에 앉아 현관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다 그렇게 며칠 흐르니 이제는 내 자고 있는 얼굴 근처에서 그릉그릉댄다. 근처에 얼쩡대는 거 껴안고 자기도 하는데 원래라면 그런 거 다섯에 한 번 정도나 가능한 거다. 이것도 나비가 내킬 때. 자고 싶을 때. 뭐 그렇게. 그런데 요즘은 그러고 자면 그냥 같이 잔다. 그리고 제일 무서운 거 자다 깬다. 나도 모르게. 깨고 보면 내 가슴 위에 나비가 몸을 움크리고 엎드려 있다. 흑흑. 정말 무겁다. 자다가도 깬다. 안돼 나비야. 껴안고 옆으로 누우며 돌려 다시 껴안고 잔다. 그렇게 5일.
슬슬 나비도 익숙해지고, 나비로 인해 자주 깨는 상황에 나도 익숙해지고 있다. 이제 익숙해져서 아침까지 나비가 같이 옆에서 자고 있다. 자다 깼는데도 안 나가고 그냥 거기 계속 같이 누워있다. 귀엽기도 하지. 아이고 예쁜 나비. 나비를 껴안고 한 20-30분 더 누워 뒹굴거린다. 그리고 또 지각이다.
오늘은 금요일. 동생이 돌아온다. 바보 같은, 머리 나쁜 나비. 5일간 나랑 뒹굴대던 건 다 잊고 또 우선순위에서 내가 밀려나게 되겠지. 오랜만에 보게 되니 가서 더 예쁜 척하느라 내가 친한 척 하면 바로 화낼 거고. 내가 밥도, 모래도 다 사는데! 그리고 내가 밥도 주고 모래도 갈아주는데! 왜 이렇게 차별 대우하는 거야. 대체 왜!
나비 가출 사건때 내가 구출해준 이후에는 동생보다 내가 우선순위가 올라간 듯 보였으나 그건 아주 단기간으로 끝났다. 나쁜 놈. 바보. 머리도 나쁜 것 같으니.
어쨌든 동생이 집을 비웠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출장을 갔다. 일본으로. 룰루랄라. 회사 출장이란 게 해외를 가도 마음껏 돌아다니는 여행과는 아주 다르다는 거 알지만 그래도 부럽다. 비록 자유시간이 마지막 날 반나절이 전부라도.
그리고 나는 요즘 너무너무 바쁘다. 그래서 나비는 혼자 집을 본다. 밤 늦게 열쇠가 철컥 돌아가는 소리가 나면 현관까지 나와서 신발을 벗기도 전에 다리에 머리를 부빈다. 한창 동생한테 예쁜 척을 할 때는 방에서 나오지도 않는 것과 천지차이다. 그리고 보통 그렇게 사람이 반가우면 이리 뛰고, 저리 뛰고도 해야하는데 한참을 머리 박고 밥을 먹은 뒤 근처에 와서 나를 쳐다 보고 앉아 있는다. 아니면 올라와도 돼? 하며 배 위에 다리를 슬쩍 얹어 보고. 심지어는 내가 담배를 피고 있어도 근처에 얼쩡 거린다. 담배 냄새 그렇게 싫어해서 불 안 붙이고 물기만 해도 번개같이 도망가는 주제에. 귀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그런데도 귀가 시간이 늦고 몸이 피곤하다 보니 놀아줄 시간은 커녕 눈 뜨고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야 한 두시간이다. 그래서인지 잘 때도 주변을 맴돈다. 예전에도 얘기했듯이 나비 취침 장소는 동생방의 책상 의자 위나 침대 옆 여분의 이불 위다. 월요일, 화요일은 동생이 늦거나 외박할 때 그러듯이 내 침대 발치에 앉아 현관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다 그렇게 며칠 흐르니 이제는 내 자고 있는 얼굴 근처에서 그릉그릉댄다. 근처에 얼쩡대는 거 껴안고 자기도 하는데 원래라면 그런 거 다섯에 한 번 정도나 가능한 거다. 이것도 나비가 내킬 때. 자고 싶을 때. 뭐 그렇게. 그런데 요즘은 그러고 자면 그냥 같이 잔다. 그리고 제일 무서운 거 자다 깬다. 나도 모르게. 깨고 보면 내 가슴 위에 나비가 몸을 움크리고 엎드려 있다. 흑흑. 정말 무겁다. 자다가도 깬다. 안돼 나비야. 껴안고 옆으로 누우며 돌려 다시 껴안고 잔다. 그렇게 5일.
슬슬 나비도 익숙해지고, 나비로 인해 자주 깨는 상황에 나도 익숙해지고 있다. 이제 익숙해져서 아침까지 나비가 같이 옆에서 자고 있다. 자다 깼는데도 안 나가고 그냥 거기 계속 같이 누워있다. 귀엽기도 하지. 아이고 예쁜 나비. 나비를 껴안고 한 20-30분 더 누워 뒹굴거린다. 그리고 또 지각이다.
오늘은 금요일. 동생이 돌아온다. 바보 같은, 머리 나쁜 나비. 5일간 나랑 뒹굴대던 건 다 잊고 또 우선순위에서 내가 밀려나게 되겠지. 오랜만에 보게 되니 가서 더 예쁜 척하느라 내가 친한 척 하면 바로 화낼 거고. 내가 밥도, 모래도 다 사는데! 그리고 내가 밥도 주고 모래도 갈아주는데! 왜 이렇게 차별 대우하는 거야. 대체 왜!
# by | 2008/04/18 11:21 | - 그냥하는얘기 | 트랙백 | 덧글(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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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님 / 그렇죠?ㅠㅠ 제가 생각해도 너무 불쌍해요. 짝사랑의 비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