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뮤지컬 SEE WHAT I WANNA SEE

 
2008/10/15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양준모 / 강필석 / 김선영 / 홍광호 / 임문희

See what I wanna see를 봤다. 참 어려운 이름의 뮤지컬이다. 글자로 보면야 별거 아니긴 하다만 이 제목 외우는데도 오래 걸렸고 누군가한테 얘기해도 바로 알아듣지 못한다. 좀 기억하기 쉽게 해줬으면 좋으련만. 정말 다른 대안이 없었을까?

극작가이자 작사와 작곡까지 하는 마이클 존 라키우사의 작품에 대한 그리고 몇몇 사진이 불러 일으킨 무대에 대한 호기심에 찾은 무대다. 거기다 좋은 배우들로 구성되었다는 점도 한 몫 했고.

일단, 전체적인 인상부터 이야기하자면 이야기가 너무 와 닿지 않았고, 재미있지도 않았다. 음악과 노래는 꽤 인상적이었지만 역시나 가슴에 와닿지는 않았고 머리로 받아들여 이해하기에는 이야기가 비약적이었다.

3가지 이야기로 구성되는데 1막과 2막의 시작부분인 케사와 모리토 이야기는 일본 중세시대 유부녀 케사와 그녀의 애인 모리토가 마지막 밤을 보내고 케사가 모리토를, 모리토가 케사를 죽였다는 노래 한 곡씩인데 가장 인상적이었다. 내가 봤던 사진도 이 장면들이었고. 굉장히 단순한 사각 무대를 3면으로 관객으로 감싸고 어느 일정한 방향 없이 진행을 하는데 이 이야기는 케사와 모리토가 각기 사각의 모서리에서 대각선으로 마주 보고 등장해 대치한다. 바닥도 배경도 없어 보이는 검은 사각형 안의 케리토의 붉은 기모노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노래도 케사와 모리토가 가장 생각난다.

그리고 1막의 ㄹ쇼몽. 뭐랄까 원작소설 라쇼몽 자체가 너무 옛날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이제는 그런 테마가 너무 익숙해 전혀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다. 그리고 그렇게까지 가는 각자의 심리 또한 별로 신기하지도, 와 닿지도 않는다. 솔직히 좀 식상하다. 사실 소설 라쇼몽이 1915년 작품인데 뭐. 차라리 현대 배경으로 각색하지 말고 원작의 옛날 배경이라면 좀 더 충격적이지 않을까? 시각적으로도 좋은 효과일 텐데.

2막. 영광의 날. 이건 더하다. 기적을 바라기에 쉽게 속아 넘어가는 군중과 결국 기적을 보지 못하고 원래로 돌아가는 그들, 그리고 믿음을 잃고 사람들을 우롱하기 위해 기적이 일어난다는 소문을 퍼뜨린 신부만이 기적을 목격하고, 아무도 그를 믿지 않고 미친놈으로 몰아가는 거. 오히려 그가 믿음을 잃고 거짓을 말할 때는 그를 천사니, 어쩌니 받들더니. 이야기 자체는 매력적인데 그 기적을 사기치는 아이디어나 장면이 너무 단순해서 그 부분부터 감정적으로도, 머리로도 따라가지지 못했다. 이야기도 감정도 너무 급격하게 비약해간다.

역시 이 무대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시각효과였고, 안정적인 무대를 가능하게 해준 실력 있는 배우진이었다. 노래는 전혀 와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인상적이긴 했다. 사실 막상 집에 돌아와 프로그램을 읽다 보니 다시 듣고 싶어지더라. 묘한 매력이다. 무대를 볼 때는 낯설어 그랬던 것도 같고.. 그리고 지나고 나니 그 낯선 점이 매력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배우 이야기 조금만 덧붙이자면 강필석씨 굉장히 열연이었는데 2막의 영광의 날의 신부역을 하며 비약적으로 올라가는 이야기를 따라 감정이 폭발하는 건 좀 부담스럽기도 했다.

스위니토드의 미친 여인 역할을 했던 임문희씨. 그때도 상당히 괜찮았단 기억인데 이 무대에서도 아주 안정적인 노래를 보여줬다. 다음 무대를 기대한다.

홍광호씨의 1막의 강도 역도 멋졌다. 특히 아내 역의 김선영씨와 투 숏. 그들의 싸우는 것 같기도 한 긴장감 넘치는 순간. 미친 살인범은 전체적으로 너무 과장하고 '척'하는 거 같아 어색한 면이 없지 않았는데 그 긴장감은 참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두산아트센터의 스페이스111, 이 무대. 무대 위의 배우가 너무 사실적으로 보여 너무 예쁘지 않게 보인다. 그리고 배우들이 흥분하고 큰소리 낼 때 너무 리얼하게 보이는 침 튀는 거 내겐 너무 거슬려서 집중하는데 아주 큰 장해가 됐다.



볼 때 보다 지나고 나니 꽤 매력적이었다는 기억. 다시 한다면 다시 보러 가고 싶긴 하다.

by 191970 | 2008/10/16 10:30 | - 공연즐기다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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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 : 아쿠다카와 류노스케 연출 : 구태환 극단 수 2009/10/30 20:00 박윤희 / 박정길 영화 라쇼롱은 보지 못했고, 원작 소설도 읽은 적 없지만, 뮤지컬 SEE WHAT I WANNA SEE 덕분에 이 작품이 익숙한 거같은 착각이 든다. 어쨌든 고곤의 선물로 연출 구태환에 대한 호감도 생겼고... 한 번쯤 보고 싶은 극이기도 해서 공연 소식에 반갑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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