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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언제, 어딘가에
나를 위한 황금 시대가,
르네상스가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어딘가에 존재하는
나의 시대가,
단 한 장의 티켓,
단 하나의 비자,
단 한장의 일기장 너머 어딘가에 있다고, 언제, 어디가 될지는 모른다.

누가 그런 것을
알 수 있겠는가?
어제 내렸던 비는
모두 어디에 있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도시 속에?
나의 내부에?
우주 공간은 차갑고 조용하며, 지평선은 무한에 가깝다.


오듀본의 기도 - 책을읽다

오듀본의 기도 | 원제 オㅡデュボンの祈り (2000)
이사카 고타로 (지은이), 오유리 (옮긴이) | 황매(푸른바람)
양장본| 489쪽| 196*138mm


마왕, 사신치바,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에 이은 내가 읽은 이사카 고타로의 다섯번째 책이고, 이 작가의 데뷔작이다.

요즘 일본소설이 끊임없이 소개 되어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혹은 그 책이 이 작가인지, 그 작가인지 헷갈리는 와중에도 내게 이사카 고타로는 좀 특별하다. 처음 읽은 건 마왕. 괜찮았다. 아주 재밌거나,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지는 않았지만 다 읽었을 때 가슴에 남는 따뜻한 기분이 좋았다. 크지 않고, 대단하지 않은 능력을 가진 형제가 역시 대단하거나 커다란 일이 아닌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바를 아무리 작거나 혹은 가망성이 없어도 해나가는 이야기였다. 좋았지만 썩 기억에 남을 정도는 또 아니었다.

그런 이 작가가 내 기억에 남게 된 건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라는 책을 읽었을 때부터다. 제목에서부터 연상되듯 그 내용도 유쾌하다. 여전히 왜, 어떻게는 알 수 없는 작은 능력을 가진 주인공들이 나온다. 이 책의 후속작으로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이 있다. 둘 다 아주 좋다.

오듀본의 기도는 다른 책에 비해 두껍고 양이 많다. 그리고 솔직히 전반부에선 그다지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덮을 정도는 아니지만 끊기면 다시 펼치긴 귀찮은 정도. 뒷내용이 궁금해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중반부, 후반부에 다달으면 모두 바뀐다. 결말은 그래, 대단하지 않다. 많은 것을 짜맞추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다. 그보다는 여전히, 아니 이때부터 시작되는 작가의 따뜻함이다.

이 책은 100년 동안 단 한 명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않은 오기시마라는 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100년 후에 밖에서 들어온 이방인이 이 섬에은 없는 무언가를 저 언덕위에 두고 간다. 라는 말을 100년 전에 말하는 허수아비 유고가 했다.

말하는 허수아비 외에도 토끼라 불리는 너무 뚱뚱해서 움직이지 못하는 여자, 모든 말을 반대로 하는 화가, 죄를 저지른 사람을 총으로 단죄하는, 그에게 죽는 건 폭풍처럼 자연재해라고 모두가 인정하는 처형자 사쿠라, 유일하게 섬 밖으로 나가서 필요한 물건을 공수해오는 곰을 닮은 아저씨 등 마치 동화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나오지만 이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은 현대의 현실이다.

이 작가의 이야기는 항상 그렇다. 현실의 배경에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나온다. 그 능력을 어떻게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냥 내가 이렇게 생기고 너는 이렇게 생기듯 한 사람의 개성처럼 여기고 넘어갈 뿐이다.

허수아비 유고는 이토가 들어온 다음날 죽임을 당한다. 유고의 죽음, 섬밖의 위기가 닥쳐오는 이토의 전 애인의 이야기 등이 100년 만에 풀리는 섬의 비밀과 함께 이야기 된다.

조금 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지만 조용하고, 따뜻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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