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뮤지컬 라디오 스타 + 서범석, 김도현

 
2008/11/24 20:00 극장 용
서범석 / 김도현

생각보다 재밌었다. 그런데 문제가 좀 있어서.

무대가 시작되고 나서 최곤이 나와 88년 가요대상 받을 때 무대를 보여주는데 그 부분부터 깜짝 놀랐다. 연주 소리가 너무 커서 배우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거다. 특히 드럼소리가 어찌나 큰지. 1막 내내 그런 현상이 계속됐다. 반주가 없는 대사를 칠 땐 괜찮다가 기타나 신디만 나올 땐 괜찮다가 전체 연주가 들어가면 배우 소리가 묻힌다. 노래 가사를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나마 여자 배우가 노래하면 상황이 좀 나았는데 고음에서는 그래도 들렸기 때문. 하지만, 여자배우도 음이 좀 낮아지면 들리지 않았다.

프리뷰도 아니고 초연도 아닌데 어찌 이럴 수 있나, 음향기사는 지금 듣고 있는 건가, 무대 올리기 전에 리허설 안하나 등등 계속 생각이 많았는데 다행이 2막에선 많이 좋아졌다. 역시 사고였나?

2막 첫 장면은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 100회 특집. 넌 내게 반했어 노래가 나오는 장면이었다.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이 장면은 워낙 유명하고, 좋아하는 노래여서 어떻게 나올지 기대했던 장면이기도 했다. 아니, 어떻게 나올지 걱정을 했다고 해야 하나? 아니나 다를까 누구나 아는 장면이기에 실망도 더 클 수 밖에 없던 장면이기도 하다. 노래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그래도 2막에서 배우들 노래 소리가 제대로 들리기 시작해 정말 다행이었다. 나 정말 2막까지 내내 그랬으면 기획사 홈페이지랑 티켓 사이트에 다 항의 하려고 했어! 너무 하잖아. 저렇게 열심히 노래하고 있는데 난 들을 수 없다니! 뮤지컬에서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다니 말이나 돼? 오래만에 무대 보면서 정말 열받았다고!

그래도 2막을 보며 노골적으로 울어야 하는 장면들을 보며 가슴이 조금 식기도 했지만 아는데도 찡하기도 했다. 서범석씨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 보이지 않고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자상히, 조곤조곤 이야기해주는 박민수였고 김도현씨는 껄렁껄렁한데다, 흥분 잘하는 단순한 성격의 최곤이었다. 딱 그럴 거라는 성격이긴 했지만 잘 표현해낸 게 사실이고. 

넘버들이 좀 촌스럽고, 심심한 경향이 있었지만 이것도 배우들의 열연으로 많이 덮어졌다. 보기 전까지는 김원준씨가 어떤 최곤일지 호기심이 생겼었는데 막상 무대를 보고나니 배우가 정말 잘하지 않으면 아주 심심한 무대가 되겠다 싶어 바로 호기심을 버렸다.

영월의 마을을 표현한 셋트와 동강을 보여주는 막은 예뻤고, 아역의 노래는 뮤지컬 배우로서 듣는 게 아닌, 동요 부르러 나온 거 같았지만 그럼에도 그 장면가 맞물려 찡하기도 했고. 사실, 박민수처럼 사는 남자 정말 싫어하지만(그래서 영화도 안봤지만) 그럼에도 환상을 덧쒸워 보는 뮤지컬이란 장르의 영향아래 같은 우산쓰고 퇴장하는 두 남자를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생각하지만, 뮤지컬 무대에서 좋은 배우란 건 정말 귀중한 거다.

그리고 뮤지컬 재공연 시작한지 일주일 밖에 안되서인지 프로그램이 없었다. OST는 27일부터 나온다고 써있었고.


덧.
쓴다고 생각하고 까먹었는데, 라디오 스타의 엔지니어 박기사 역에 최코디가 나왔다! 최코디의 뮤지컬 데뷔인가.

by 191970 | 2008/11/26 11:26 | - 공연즐기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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