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혼혈왕자 - 그리고 당부의 말

 
일단, 당부의 말부터 해야겠다. 어린 아이와 함께 볼 영화를 고르시는 부모님들. 제발 해리 포터를 고르지 말아주세요. 이 영화는 아동용 영화가 아니에요. 아동에게 보여주면 안 되는 장면이 있는 게 문제가 아니라 애들이 즐겁지 않아요. 애들이 즐거워할 장면도 없고, 내용은 영화 한 편의 이야기가 아니라 7편짜리 이야기에서 마지막 오르막길 전 단계일 뿐이에요. 그저 그뿐 결말을 위한 밑밥을 뿌려주는 단계. 완전히 음침하고 우울한 분위기의 영화에요. 후반부는 거의 호러영화 수준이죠. 1,2편의 해리포터나 책 표지 같은 아동용 동화 이런 거 생각하시면 안돼요. 정말, 영화 해리 포터의 앞 편의 팬이라던가, 책을 보고 내용을 알면서도 보고 싶다던가 이런 게 아니면 볼 필요 없고, 애들을 위해 골라줘서는 안 되는 영화라고요. 아이와 함께 영화보고 싶으신 부모님은 이제 개봉할 디즈니와 픽사의 작품 업UP이 어떨까요? 이 영화 좋다는 평이 자자 하던데.

그럼 당부의 말은 여기까지고, 밑에는 영화를 보며 든 잡상.

해리 포터 언제부터 호러영화가 되었냐! 왜 이렇게 무서워! 주변에 놀라서 비명 지르는 사람들 때문에 정말 놀랐네. 거기다 영화 자체도 왜 이렇게 음침하고. 우리 음침, 찌질, 소심 잘난 척 소년 해리는 크면 클수록 그 정도를 더 하더니, 이젠 악역까지 도맡아 한다. 자꾸 프로도가 생각나는데 그것도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 말고, 씬 시티에 나온 프로도 배우 그 역할. 번뜩이는 안경까지.

짝사랑하는 헤르미온느도 귀여운데 이번엔 너무 비중이 적고. 두 시간 반이나 되는 긴 상영시간이었는데 참 별 장면 없다. 헤르미온느 장면도 없고, 하이라이트인 쿼디치 장면도 약하고, 마지막 밤 비중도 적고, 지니와 해리 러브 라인은 반갑진 않지만, 어쨌든 이것도 비중 적고. 이번엔 유령도 안 나오고 움직이는 초상화도 안 나오고 학교 내에서 움직이는 계단들도 없고, 수업장면도 없고. 있는 게 없어! 물론 스토리 상으로는 마지막 권을 위한 준비 단계라서 진지하게 깔아줄 거 깔아주어야 한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이 한 편의 영화로서의 가치는 정말.

나날이 커지는 해리와 덤블도어 교장의 악당으로서의 면모. 그 둘의 대화 중 얻고 싶은 게 있어서 슬러그혼을 교사로 불렀다는 얘기 후, 무얼 얻고 싶은지도 말 안 했는데 해리가 알아서 친해져야겠군요 할 때 이 둘은 이제 말 안 해도 통하는 훌륭한 악당 2인조가 되었구나 생각했다. 더불어 그 동굴 호수 안 장면에서도 마찬가지. 내가 약 먹고 제정신이 아닐 테니 뭐라 말하던 듣지 말고 끝까지 먹여라 라고 했다고 망설임 없이 정말 끝까지 퍼 먹이는 해리. 멋지다. 이젠 네 정체성을 찾았어.

그저 이 영화의 낙은 쿼디치 장면과 우리의 론뿐이다. 론론론. 어렸을 때부터 귀엽더니 훌륭하게 크고 있다. 아, 소심한 론. 쿼디치 선수 뽑는 장면에서 소심하게 서있는, 활약한 후 으쓱하는, 해리와 지니 사이의 흐르는 러브모드를 눈치 채고 파이를 껴안고 그 사이에 끼어 않는 론. 이것 좀 먹을래? 내가 진짜 론 때문에 해리 포터 본다.

아직까지 안 보고 있는 해리 포터 완결을 읽어야 할 때구나 싶었다. 혹시, 저에게 해리 포터 빌려주실 분 안 계신가요?

by 191970 | 2009/07/23 10:45 | - 영화보다 | 트랙백(2)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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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QOOK TV 블로그 at 2009/07/30 10:03

제목 : 해리포터 완전정복, 돌아온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과연..
그 이름도 찬란한 해 리 포 터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영화가 드디어 개봉을 했답니다 +_+ 와, 이렇게 보니 해리포터가 어느덧 시리즈물의 터줏대감이 되었나 싶을 정도로 5편의 시리즈를 배출해내며 이번에 6편까지 나왔는데요. 확실한건 해리포터는 영화나 소설이나 사상 최강의 인기 시리즈라는 수식어가 붙는데에는 이견이 없을듯 하네요 ♪ 처음 해리포터를 극장에서 봤었을 때 느꼈던 신선한 충격 영화를 보고나서 너무 예쁜 헤르미온느양과 책속에서 그대로 나온......more

Tracked from 영화....그리고... at 2009/08/26 11:06

제목 : 해리포터와 혼혈왕자(Harry Potter And ..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감독 데이빗 예이츠 (2009 / 영국, 미국)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트 그린트, 엠마 왓슨, 짐 브로드벤트 상세보기 해리포터와 첫만남은...정말 충격이라 할수 있을만했다. 어쩜 그리 책속의 캐릭터들이 영화속으로 고스란히 옮겨왔는지.... 정말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한편 한편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배우들이 나이를 먹어가니...뭐랄까...그런 신선한 충격보다는.. 변한 모습에 실망을 하며, 그래도..........more

Commented by 가하 at 2009/07/23 11:51
저도 론만 좋아요. 귀여워. 귀여워. 그리고 전 초반부 그 장면에서 엑소시스트 보는 줄 알았어요. 으악. 영호 처음에 반짝이는 마술들이 나와서 좀 가려졌지만, 애들은 원래 해리포터 무서워했어요. 그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제 사촌동생들이 반지의 제왕은 재밌는데 해리포터는 무섭다고 보기 싫어했지요.

악당 덤블도어의 개인지도때문인지 해리도 진짜 악당스러워지는데 머리가 안따라 어디까지나 꼬봉. 으윽. 전 해리포터 완결이 너무 궁금해서 영문판으로 사서 봤어요. 진짜 지리한 내용에다가 영어라서 꽤나 고통스럽게 읽었던 기억이. 혹시 영문판이라도 보시겠다면 제가 빌려드릴께요.^^;;
Commented by 191970 at 2009/07/23 12:36
그렇죠. 해리는 머리가 안따라... 머리가 안따라서 제대로된 악당 노릇하기에도 문제가 많죠. 하지만 주인공이라서 아이템이 있으니 괜찮아요.

그리고.. 애들 해리포터 그렇게 무서워하는데도 왜이리 엄마 손 붙잡고 오는 애기들이 많은 걸까요? 심지어는 어제 편의점에서 음료수 사는데 뒤에서 해리포터 봤어? 진짜 재미없어. 우리 애도 재미없고 나도 재미없고 어쩌고도 들리고.

영문판은... 감사하지만 사양할게요..
Commented by 山田 at 2009/07/23 15:39
해리 포터는 뭐, 처음 1권을 읽었을 때 아홉 살 열 살이던 어린 아이라도 마지막 권을 읽을 때쯤엔 다 성인이 되어 있을 나이이니 뒤로 갈수록 분위기가 어두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영화판도 마찬가지.

초반부 지하철 장면은 진짜 두근두근 했어요. 대악당의 풍모를 풍기시는 덤블도어... -_-;;;
Commented by 191970 at 2009/07/23 16:04
그러나 극장에는 애들이 우르르. 엄마 손 붙잡고 오는 애들이 우르르.그냥 해리포터란 글자에서 받는 이미지가 애들이랑 같이 봐도 되겠지 뭐 이런 건가봐요.

덤블도어는 이제 정말 대악당이시죠. 저도 그 부분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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