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8월 12일
안녕, 씨네큐브
씨네큐브라는 극장이 있습니다. 광화문 역에서 내려 서대문구청 쪽으로 향하다 보면 키 큰, 한 손으로 망치질을 하고 있는 큰 조형물을 만날 수 있는 바로 거기입니다. 흥국생명 건물 옆으로 지하로 바로 내려가는 계단을 내려가면 분수와 대나무가 있는 입구가 있습니다.
다른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를 많이 보여주는 곳이었어요. 자체 영화제나 상영회 등으로 프로그램 있는, 이미 지나거나 너무 짧게 지나가서 못 본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해주고, 다른 극장들이 개봉해주지 않는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스폰지와 더불어 양대 오아시스 같은 곳이었죠. 영화 정보가 없어도 씨네큐브에서 선정한 영화라는 것으로 기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었습니다. 저에게도 특별한 기억이 참 많습니다. 헤드윅을 그리고 록키호러픽쳐쇼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던 2006 컬트 영화제, 그 뒤 뮤지컬 기념 헤드윅 영화 재상영. 천하장사 마돈나, 가족의 탄생, 삼거리 극장 등의 재 상영, 브로크백마운틴 연장상영 브로크백 마운틴은 영화를 반복해 보면서, 릴에서 필름을 잘라가는 추억을 주기도 했어요. 그 외에도 그 곳에서 본 영화가 꽤 많습니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의 많은 수가 씨네큐브와 스폰지에서 본 영화들이에요. 매점이 없는 극장,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불을 켜주지 않는 극장, 식음료 반입금지 극장 그리고 혼자 보는 관객이 어색하지 않은 극장이었죠.
그 극장이 이제 없어집니다. 흥국생명과 파트너로 영화사 백두대간이 운영하던 씨네큐브가 제가 가는 극장이었습니다. 장소도 중요하지만, 단지 장소가 아니었죠 그곳은. 어떤 영화가 올라오는지… 기획과 그 곳을 운영하는 마음가짐, 규칙, 예의 모든 게 있었죠. 그 백두대간이 8월 31일자로 더 이상 씨네큐브를 운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씨네큐브'란 상표명은 이제 흥국생명이 소유하고 있다고 하니 그 이름으로 그 장소는 유지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고 제가 사랑한 씨네큐브는 이제 안녕이겠죠.
백두대간이 운영하는 이대안에 위치한 예술극장 모모는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저한텐 행동반경으로 너무 멀어서요. 하지만, 이젠 그쪽에 관심을 기울여야겠네요. 슬픈, 아쉬운 소식이에요. 자본이 사람의 취향마저 강요한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역시 받아들이기는 너무 힘드네요.
+
생각난 김에 예전에 썼던 글 중에 씨네큐브와 관련된 글들에 씨네큐브 태그를 달았습니다. 생각보다 포스팅이 얼마 안되네요.
다른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를 많이 보여주는 곳이었어요. 자체 영화제나 상영회 등으로 프로그램 있는, 이미 지나거나 너무 짧게 지나가서 못 본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해주고, 다른 극장들이 개봉해주지 않는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스폰지와 더불어 양대 오아시스 같은 곳이었죠. 영화 정보가 없어도 씨네큐브에서 선정한 영화라는 것으로 기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었습니다. 저에게도 특별한 기억이 참 많습니다. 헤드윅을 그리고 록키호러픽쳐쇼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던 2006 컬트 영화제, 그 뒤 뮤지컬 기념 헤드윅 영화 재상영. 천하장사 마돈나, 가족의 탄생, 삼거리 극장 등의 재 상영, 브로크백마운틴 연장상영 브로크백 마운틴은 영화를 반복해 보면서, 릴에서 필름을 잘라가는 추억을 주기도 했어요. 그 외에도 그 곳에서 본 영화가 꽤 많습니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의 많은 수가 씨네큐브와 스폰지에서 본 영화들이에요. 매점이 없는 극장,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불을 켜주지 않는 극장, 식음료 반입금지 극장 그리고 혼자 보는 관객이 어색하지 않은 극장이었죠.
그 극장이 이제 없어집니다. 흥국생명과 파트너로 영화사 백두대간이 운영하던 씨네큐브가 제가 가는 극장이었습니다. 장소도 중요하지만, 단지 장소가 아니었죠 그곳은. 어떤 영화가 올라오는지… 기획과 그 곳을 운영하는 마음가짐, 규칙, 예의 모든 게 있었죠. 그 백두대간이 8월 31일자로 더 이상 씨네큐브를 운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씨네큐브'란 상표명은 이제 흥국생명이 소유하고 있다고 하니 그 이름으로 그 장소는 유지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고 제가 사랑한 씨네큐브는 이제 안녕이겠죠.
백두대간이 운영하는 이대안에 위치한 예술극장 모모는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저한텐 행동반경으로 너무 멀어서요. 하지만, 이젠 그쪽에 관심을 기울여야겠네요. 슬픈, 아쉬운 소식이에요. 자본이 사람의 취향마저 강요한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역시 받아들이기는 너무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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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난 김에 예전에 썼던 글 중에 씨네큐브와 관련된 글들에 씨네큐브 태그를 달았습니다. 생각보다 포스팅이 얼마 안되네요.
# by | 2009/08/12 13:36 | - 영화보다 | 트랙백(1) | 덧글(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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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안녕, 씨네큐브
생각할수록 아쉬운 소식이예요. 멀티플렉스에선 보기 힘든 숨겨진 명작들을 접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소중한 곳이었는데... 자본이 사람의 취향마저 강요한다는 대목에서 그곳에서 상영했던 <타인의 취향>이 떠오르는군요.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