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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언제, 어딘가에
나를 위한 황금 시대가,
르네상스가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어딘가에 존재하는
나의 시대가,
단 한 장의 티켓,
단 하나의 비자,
단 한장의 일기장 너머 어딘가에 있다고, 언제, 어디가 될지는 모른다.

누가 그런 것을
알 수 있겠는가?
어제 내렸던 비는
모두 어디에 있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도시 속에?
나의 내부에?
우주 공간은 차갑고 조용하며, 지평선은 무한에 가깝다.


[감상] 연극 인어도시 - 공연즐기다

 

인어도시


일 시: 2010/06/15 ~ 2010/07/11
장 소: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출 연: 염동헌,정인겸,박호영,하성광,최현숙,이혜원,김명기,안상완(노파)
작 / 연출 : 고선웅


2010/07/09


1.

피해의식, 열등감 그에 따른 절박한 생존욕구, 빼앗길지 모른다는 강박을 갖고 살아온 사람들. 죽음을 코앞에 두고도 그 모든 것에 쫓기고 휘둘리는 그들을 다그쳐 울며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게 하고 죽음을 납득하며 웃으며 떠난다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인인인 시리즈 - 중국, 일본, 한국의 현대 사람들을 풀어가는 기획의 마지막 무대이다. 작가는 한국인을 그렇게 풀었다.


2.

여기는 호스피스 병동이고 모두 다섯 명의 환자가 있다. 그들 다섯은 모두 자신이 피해자다.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한 절박함에 자신의 죄와, 자신의 삶마저 자신의 탓이 아니라는 변호하고, 도피하며 그렇게 살아왔다. 지금 죽어가는 이 호스피스 병동의 임종실 안에서조차 그 강박과 절박함을 놓지 못한다.

그들 중 한 명이 밖에 나가 아구를 보고 온다. 다리가 달리고 말을 하는 아구. 배고프다며, 먹어주겠다고 한다. 통째로 아프지 않게 먹어주겠다. 전반부의 이야기는 아구의 등장을 알리고, 혼이 빠져 "순서를 정해야 한다, 아구는 배고프다"고 말하며 선두를 서는 사람들과 함께 한 명씩 자기 이야기를 털어 놓으며 진행한다. 첫 사람이 아구에게 잡아먹히고 계속 그렇게 그들의 이야기와 남은 자의 공포가 주된 내용일 거라 예상하게 한다. 하지만 인어의 등장으로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그 예상이 틀렸음을 바로 알려준다.

인어의 등장부터 전 후반을 나눌 수 있는데 앞부분에서 창 밖에 비추는 이미지로 등장해 계속 깜짝 놀라게 하던 여자가 갑자기 그냥 실물이 되어 등장한다. 그녀의 정체가 무언지 걱정하며, 두려워하게 하진 않는다. 자기 입으로 200년을 살아온 인어라고 밝혀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구는 자기 동생이라고.

그리고 삶을 포기하지 못하는 그들을 다그친다. 씻김굿이다. 그녀의 몫은 그들이 자신의 인생을 털어놓으며 크게 울도록 하는데 있다. 그렇게 털고 떠날 수 있도록.


혼자 먼저 떠난 이 씨는 말한다.

선과 악, 좋고 싫은 것, 잘하고 못한 거 그런 것들 다 무시하고 그대로를 온전히 나를 인정해.


여기는 호스피스 병동에서도 곧 죽을 이들이 모인 햇살방이다. 임종실임을 모르고 그렇게 오늘도 억울하고, 의심하고, 괴로워하던 그들이 그렇게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들이 받아들이는 죽음은 정당성이라던가, 옳고 그름, 남들의 공감 같은 게 필요 없는, 이유가 필요한 게 아닌, 그저 누구나에게 삶과 같이 찾아오는 것일 뿐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죽기 전에 말하는 마지막 선서에 왜 그렇게 말할까란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태어나고, 살아가는 이유가 딱히 없듯이 죽음에 선고를 한다 해도 그게 죽음의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그들 외에 환자를 받아 돌보고 떠나는 자를 지켜보고 죽음을 확인하는 간호사가 있고, 마지막으로 노파가 있다. 초반에선 마을 이야기와 인어의 전설을 이야기 해주려 등장한 것 같던 그 노파는 사실 염장이다. 그들이 어서 떠나기를, 재촉하며 기다린다. 자신은 혼불 구경을 하겠다며.


인어가 말한다.

노파가 어둠의 길잡이를 할 거고
내 동생이 노를 저을 거야.


마지막 장면, 이 연극의 클라이맥스다. 그들을 가두고 있던 창이 열리고 노파가 나눠준 수의를 입고, 자신의 죽음을 납득하며 뗏목이 된 병실을 타고 그들은 떠난다. 인어도시를 향해.

이 연극은 그렇게 그들의 마지막을 떠나보내는 굿 한 판이다.


3.

전반부에서 그렇게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다니 분위기가 후반부로 가며 확 바뀐다. 모든 게 밝혀져 더 이상 무서울 필요 없다는 느낌. 한 명, 한 명이 자기 사연을 말할 때는 절박했는데 인어가 나타나 모두를 다그칠 때는 좀 교조적이라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자기 죽음의 선언. 여기까지 가면 글쎄… 이런 식으로 진행해야 하나란 의심도 들고 조금 지루해지기까지 하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모두가 함께 뗏목을 타고 떠날 때 아, 이 장면을 위해서였구나 라고 이해가 간다. 그리고 그렇게 모두가 떠나보내기 위한 한 판 굿이라고 생각한다면 더욱 이해하기가 쉽다.

고선웅 연출 특유의 쉼표 없이 쏟아내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는데 배우들이 참 감정을 담아내기 쉽지 않겠다 싶었다. 인어의 솔직담백한 말투도 좋았고, 정말 굿 하는 무당 같은 느낌이 있었고.

노파 역을 젊은 청년이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가발과 하얗게 칠한 얼굴 덕에 등장할 때 좀 무섭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노파 역이 참 인상 깊다.

전반적으로 아주 재미있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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