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인생의 이야기 - *

 

당신 인생의 이야기- 행복한책읽기 작가선집 01

원제 Stories of Your Life and Others (2002)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행복한책읽기


행복한 책읽기에서 나온 무크지의 '바빌론의 탑'을 보고, 기다려온 보람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일단은 멋지다란 얘기부터 해야겠네요.

매우 멋졌습니다. 가슴이 벅차 오를 정도로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표제작인 '네 인생의 이야기' 입니다.
이 중편을 읽고 나니 숨이 가빠서 표지를 덮고 잠시 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순간 든 감상은 "거대하고 거창해 숨이 막혀온다" 였습니다.
멋져요. 멋져.

그리고 그 다음은 역시 일흔두글자.
대체역사 같기도 하고, 빅토리아 시대의, 좋아하는 오컬트 적인 소재도 그렇고.
이름은 본질이다 같은 말을 저는 매우 좋아해서요.
남성의 정자에는 사람과 똑같은 모습을 가진 소인이 들어있다 라는 소재 또한.

그리고는 바빌론의 탑이려나? 하지만 이 소설은 이미 읽었던 건지라 이번에는 좀 감상이 약했고요, 듀나의 '나비전쟁'과 시어도어 스터전의 '인간을 넘어서'를 떠올리게 하는 '이해'도 재밌었습니다.

지옥은 신의 부재를 읽을 때는 CS 루이스의 천국과 지옥의 이혼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는데, 루이스의 소설보다는 지옥은 신의 부재가 훨씬 좋았습니다.
천사의 강림을 설명하는 부분도 그렇고, 지옥은 단순히 신이 없는 곳일 뿐이라는 것도, 신은 선하지 않고, 그럼에도 신을 사랑하는 것이 신앙이 시작이라는 이야기도.
그리고 마지막 결말도요. 그렇게 타당성을 따질 수 없는 결론이야말로 신앙에 잘 어울리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영으로 나누면'도 좋았습니다.
확고 불변하다고 믿던 세상의 이치가 무너지는 것을 그렇게 담담히 이야기해내다니, 그 어조에 감탄!

전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SF의 정의하고는 좀 틀리다 싶었는데, 판타지라고도 볼 수 있는 소설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하드 SF로 이야기해진다는 말들을 보고(하드 SF라고 하면 제일 먼저 중력의 임무를 떠올려버리는 저는) 놀랐지만, 납득할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이 책이야말로, SF가 무엇이냐고 묻는 주위 지인들에게 권하고 싶었습니다.
과학을 소재로 삼는 것뿐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또한 SF다 라는 저 자신도 잘 이해 안 가는 말을 할 때가 있었는데, 그 의미가 테드 창을 읽고나니 구체적으로 와닿네요.

제 취향과 주위 지인들의 취향은 너무나 틀려 책 선물을 할 때 책을 고려해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은 괜찮을 거 같습니다.



목차
바빌론의 탑 (Tower of Babylon)
이해 (Understand)
영으로 나누면 (Division by Zero)
네 인생의 이야기 (Story of Your Life)
일흔두 글자 (Seventy-Two Letters)
인류과학의 진화(The Evolution of Human Science)
지옥은 신의 부재 (Hell Is the Absence of God)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소고 - 다큐멘터리 (Liking What You See: A Documentary)
창작노트
감사의 말
해설 / 에피파니와 신의 부재
인터뷰 / 테드 창과의 대화


그냥 덧붙이는 이야기(오늘도 불평)

참, 깜빡하고 넘어갈 뻔 했는데요. 사실 행책 사장님이 그렇게 종이질에 자랑 많이 하시고, 다른 분들도 두께에 비해 너무 가벼워요 라는 얘길 많이 하시지 않았다면 생각 안 하고 넘어갈 수 있었을 거 같은 얘기인데.

저는 너무 가벼운 게 문제가 아니라 너무 두껍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너무 두꺼워요! 처음 책을 봤을 때는 어마하게 많은 양인 줄 알았는데 겨우 430 페이지밖에 안 되잖아요. 열린 책들에서 나온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는 504 페이지인데 훨씬 얇아요. 같은 페이지로 비교를 하면 열린 책들 쪽이 3/5도 안 돼요.
그렇게 생각하면 무게도 비슷해지죠.

중, 고등학교 때 부터 문제집과 만화책을 무게로 평가하던 저로서는 매우 실망입니다. 특히 해적판의 만화책 시절인데요. 랩핑되어 있는 책이라도 손으로 무게를 재보고 두께에 비해 가벼우면 페이지가 적다라는 것을 판단해버리곤 했는데 말이죠. 그때 기억이 떠올라서요.

지난번에도 종이에 대한 불만을 얘기했던 너머에서 나온 바디스내처의 경우 360 페이지밖에 안 되는 데 500페이지가 넘는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와 두께가 비슷해요. 이런 건 가벼운 게 아니고 두꺼운 거라고요!

by 191970 | 2004/11/26 09:24 | - 책을읽다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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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딸기밭은 영원히! at 2005/01/22 22:41

제목 :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
읽은 지 일주일이 다 되어서야 포스팅이 올라간다. 요즘 간간히 책은 읽었는데 포스팅하려고 생각을 정리할 틈이 없다. 어쨌든,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 네 인생의 이야기 > p.180 반대로 네가 웃는 것을 볼 때도 있지. 이를테면 쇠그물 울타리 사이로 손을 집어넣고 이웃집 강아지외 놀 때. 너무 크게 웃는 탓에 급기야는 딸꾹질을 시작하지. 강아지가 옆집 안으로 들어가면 너의 웃음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너는 그제서야 숨을 제대로 쉬기 시작해. 그러면 다시 강아지가 밖으로 나와서 네 손가락을 핥......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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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ermes at 2004/11/26 10:53
이런 칭찬글을 읽으면, 너무너무 보고 싶어지는 것이. =ㅁ=
레보위츠, 시작했습니다. 주말 내에 끝낼 것이 확실한 편이죠. (과음만 없다면)
Commented by 나랭 at 2004/11/26 11:41
멋진 작품들만 있어서 읽고나면 엄청 뿌듯하죠.^^
링크 신고합니다.
Commented by 프리스티 at 2004/11/26 11:48
이야, 정말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감상입니다-_ㅠ 내일 당장 사와서 읽어봐야겠군요. 쿨럭;
Commented by 크바시르 at 2004/11/26 13:02
저역시 읽고 감동의 도가니에 푹~ 빠졌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과학기술이 아닌, 과학적 사고를 소재로 쓴 소설이 이렇게 훌륭할줄은 몰랐지요. 빨리 테드 창의 다음 작품이 나오길 기다려볼렵니다.
Commented by 191970 at 2004/11/26 13:23
hermes님 / 이 책도 꼭 보세요. 정말 멋지던 걸요~
나랭님 / 네, 링크 감사합니다. (책이 좀더 얇거나 무거웠으면-페이지가 많았으면 더 뿌듯했을 거에요.
프리스티님 / 읽어보세요!! 그리고 꼭 리뷰 써주세요.
크바시르님 / 테드 창 다음 작품이란 건 그냥 기다리지 말고 잊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대체 언제쯤 다음 작품을 발표하고, 국내에 언제 들어올 줄 알고요.(너무나 까마득합니다)
Commented by mysticat at 2004/11/26 22:36
오늘 드디어 손안에 들어왔습니다. 읽고 있는 중이예요. >_<
Commented by 나는그네 at 2004/11/27 03:43
저도 읽는 중입니다. 리뷰를 쓰긴 해야 할텐데 -_-;;;
Commented by happysf at 2004/11/27 06:11
C.S.루이스의 소설에 견주어도 "지옥은 신의 부재"가 전혀 손색이 없는 소설이란 말씀에 공감합니다. 게다가 더우기 놀랍고 탁월한 것은 기독교인이었던 루이스에 비해 테드 창은 비기독교인인데도 기독교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들로 해서 저도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목사님 몇 분에게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선물했습니다. 일단 한 분은 "탁월한 해석"이라는 평을 해주셨고 다른 두 분은 무슨 평을 해주실까 기다리는 중입니다. ^^
Commented by 191970 at 2004/11/29 09:46
mysticat님 / 멋지죠?
나는그네님 / 리뷰 쓰셔야죠-_-
happysf님 / 요즘 테드 창 관련 돌아다니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Commented by 새벽사랑 at 2004/11/29 14:40
정말 읽고 싶어지는 리뷰인 걸요..저도 얼른 구해서 읽어 봐야겠어요..^^*
Commented by 191970 at 2004/11/29 18:35
새벽사랑님 /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Commented by mysticat at 2004/11/30 01:16
네. 정말 멋져요.ㅠ_ㅠ 살아있길 잘했어 <- 뭐 이런 느낌이 들 정도로요^^
Commented by 191970 at 2004/11/30 09:03
저는 올해 읽은 책중에 최고! 라는 소리를 했는데, 사실 올해 읽은 책들이 뭐뭐 있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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