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여인(The Lady in the Lake)

 
호수의 여인
원제 The Lady in the Lake
북하우스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정 가 : 9,500원
2004-10-30 | ISBN 895605102X
양장본 | 421쪽 | 195*135mm

"멕시코로 이혼 수속 밟으러 감. 크리스와 결혼할 것임. 잘 지내세요. 행운을 빕니다."
"미안해요, 빌. 하지만 더이상 당신하고 사느니 죽는 게 낫겠어."

두명의 금발머리 여자로부터 시작하는 필립 말로의 네번째 이야기를 읽었다.

아무도 소리치거나 집밖으로 뛰어 나오지 않았다. 아무도 경찰 호루라기를 불지 않았다. 모든 게 조용하고, 햇빛에 빛났으며 고요했다. 어쨌거나 흥분할 이유는 없었다. 단지 말로가 시체를 하나 더 발견한 것뿐이니까. 그는 이제까지 그런 일을 잘해 왔으니. 시체 발견 전담반, 말로. 사람들은 그를 그렇게 부르지. 경찰들은 그가 발견하는 일들을 뒷처리 하기 위해서 영구차를 몰고 졸졸 따라다닌다. 충분히 멋진 녀석이야.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일을 해결하는.


시체전담발견반 말로. 아아 이 부분은 정말로 유쾌.
단지 말로가 시체를 하나 더 발견한 것뿐이니까.

말로도 김전일 만만찮은지도 모르겠다. 말로가 가는 길마다 죽는 사람들이 계속 나타나니.
그저, 아내의 행방을 찾아 달래던 의뢰가 시작부터 시체를 만나고 그 전에 있었던 살인사건과도 연결이 되고, 알아가는 과정에 또 다른 사람도 죽고, 마지막까지.

말로의 이번 이야기는 전권들하고는 틀리게 처음부터 뻔한 결론을 예상케 해줬다. 그 뻔한 결론이 식상하기 보다는 이번에는 범인들을 밝혀 주는구나 싶어서 고맙기까지 하다.

좀 아쉬운 점은 챈들러의 소설에 나타나는 여자들은 팜므파탈의 이미지가 많은데 그 이미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남자들의 이미지를 강하게 그리는 소설들이어서 여자들 이미지가 이리 약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분량이 문제가 아니라 좀 더 매력 있게 그릴 수도 있었을텐데.

그러고 보면 지난번 탐정 고르기 테스트에서 말로를 골랐던 것은 얼마나 잘못된 선택이었는지.
만약 말로에게 의뢰한다면 텅 빈 통장 외에도 위괘양쯤은 거뜬히 얻게 될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어떤 탐정에게 사건을 의뢰하겠습니까?

by 191970 | 2004/12/21 11:23 | - 책을읽다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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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191970 - Midnig.. at 2007/07/17 13:41

... 어느 날 캔자스에 온 촌스러운 소녀가 자신의 오빠를 찾아달라고 한다. 단돈 20달러로.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의뢰를 받아들인 말로는, 이번에도 역시 시체 발견 전담반다운 면모를 처음부터 발휘한다. 경찰에 다시 한번 익명 제보를 할 시간이었다. 어이 친구들, 이리 와서 시체 좀 가져가라고. 내가 누구냐고? 그냥 어쩌 ... more

Commented by mavis at 2004/12/21 12:00
아..순간, '기왕이면 사건해결하면서 사랑도 싹틀 수 있는 탐정'(제가 여자라는 건 십분이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게이면 할 수 없지만) 생각을 하다가, 윌리엄 아이리쉬 추리 소설에 나오는 경찰(탐정)이 좋겠네요. ㅎㅎ
아니면 아예 돈을 안받을것 같은 명탐정 코난(꼬맹이니 걍 사례비 무시하고 넘어가면 될 듯)이나요.
Commented by 191970 at 2004/12/21 13:57
사실 잘 생겼다는데서도 필립 말로는 좀 점수를 줬었죠. 흐흐 거기다 양복에, 중절모, 시가등은 제 취향.
Commented by 체셔 at 2004/12/21 17:58
미모라면 전 반 다인의 파일로 번스가 취향..(어이고)
Commented by 191970 at 2004/12/21 17:59
반 다인은 읽은 게 없어서 아쉽게도 파일로 번스의 미모를 알 수가 없네요. 기회되면 읽어 봐야겠군요.
Commented by 191970 at 2004/12/21 18:00
그리고 문득, mavis님 덧글보고 떠올랐는데 게이 탐정은 하나도 없었죠?
Commented by hermes at 2004/12/21 20:15
으으, 호수의 여인, 도서관에 입수 완료된지 한참인데, 아직도 대기중. 그래서, 드래곤과 조지를 읽고, 레퀴엠을 빌려다는 놓았는데, 내가 지금 이걸 읽고서도 제 정신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지가 의심스러워 손을 댈 수가 없네요. 20세기 소년 17권이나 읽을 밖에. 아아 공부는 언제 한담. =ㅁ=
Commented by 체셔 at 2004/12/21 22:13
게이 탐정 있습니다! 에도가와 란포의 <외딴섬 악마>의 주인공 탐정이죠.저도 아직 못봤지만 그렇다더라구요.
Commented by 191970 at 2004/12/22 08:32
hermes님 / 드래곤과 조지도 재밌지 않나요? 늑대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체셔님 / 하하, 정말 있긴 있나보네요. 쓰면서 있을지도 라고 생각했었는데.
Commented by hermes at 2004/12/22 14:39
잉글랜드의 늑대, 아아라는 사랑스러운 가르릉 늑대이지요. *_* 그러나 두 주인공의 선택은 참, 위.험.해.요. 아무리 귀족을 시켜준다고 해도 그렇지. 툴툴.
Commented by 191970 at 2004/12/22 16:53
그렇죠? 여행이나 잠시간의 모험이라면 몰라도 살기 좋은 시대는 아닌데. 그 뒷권들이 보고 싶어요. 하지만 무리라고 포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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