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3월 18일
리틀 시스터
리틀 시스터 | 원제 The Little Sister 레이먼드 챈들러 (지은이), 박현주 (옮긴이) | 북하우스
정 가 : 10,000원
2005-02-18 | ISBN 8956051143
양장본 | 462쪽 | 195*135mm
이제는 하루에 40달러, 나이는 38살이 된 필립 말로의 이야기.
어느 날 캔자스에 온 촌스러운 소녀가 자신의 오빠를 찾아달라고 한다. 단돈 20달러로.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의뢰를 받아들인 말로는, 이번에도 역시 시체 발견 전담반다운 면모를 처음부터 발휘한다.
경찰에 다시 한번 익명 제보를 할 시간이었다.
어이 친구들, 이리 와서 시체 좀 가져가라고. 내가 누구냐고? 그냥 어쩌다 운 좋게 자네들을 위해 시체를 계속 찾아주는 남자라고 해둬. 게다가 겸손하기도 하지. 심지어 내 이름도 밝히지 않잖나.
어이 친구들, 이리 와서 시체 좀 가져가라고. 내가 누구냐고? 그냥 어쩌다 운 좋게 자네들을 위해 시체를 계속 찾아주는 남자라고 해둬. 게다가 겸손하기도 하지. 심지어 내 이름도 밝히지 않잖나.
초반에 시체가 둘, 후반에 다시 둘, 마지막에 또 둘.
많이도 죽는구나. 이번에도 김전일 부럽지 않다.
헐리우드를 배경으로 마약과 시체, 얼음송곳, 의사, 배우, 갱까지. 소재와 배경은 화려하다. 하지만 말로는 좀더 시니컬하고 고독해졌다. 여전히 낭만적이고, 여자들을 감싸려 들지만, 그럼에도 그의 외로움은 더 깊어질 뿐이다. 여느 때보다 더 외롭다.
(얼음송곳에서는 잠깐, 원초적 본능이 생각나기도.)
나는 그저 사무실 집기, 녹색 서류함 세 개, 올이 풀린 양탄자, 건너편에 놓인 고객용 의자, 적어도 지난 여섯 달 동안 죽은 나방이 붙어 있는 천장 등에 말을 걸고 있었다. 나는 물결무늬 유리판과 때 낀 나무 가구들과 책상 위에 놓인 필기구, 지치고 지쳐버린 전화에 대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악어 비늘에도 말을 걸었다. 그 악어의 이름은 말로. 우리의 번영하는 작은 공동체에서 사립탐정 노릇을 하는 친구였다. 세상에서 가장 머리가 잘 돌아가는 친구는 아니지만 싸구려지. 싸구려로 시작해서 싸구려로 끝난 사나이.
덕분에 말로는 내내 신파조로 궁시렁 거린다. 처량하게 나이 먹어가는 모습이다. 사실, 마초의 말로란 결국 이런 거지 싶기도 하다.
리틀 시스터에는 그전까지는 아쉬웠던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좀 더 보여준다. 그럼에도, 여전히 남자가 보는 여자 모습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챈들러의 책은 여전히 내용이 아니라 분위기로 읽힌다. 처음엔 그게 낯설어 힘들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더 좋다.
덧. 그나저나 멋진 삼 남매다.
# by | 2005/03/18 17:25 | - 책을읽다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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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은 전작에 비해 더욱 복잡해진 듯. 감상쓰기 귀찮아요. :p
mavis님 / 저는 챈들러 책을 세권째 읽을때 갑자기 좋아졌어요. 그전까지는 계속 읽을까 말까 상태였는데.
체셔님 / 그렇죠! 하드보일드! 거기다 느와르의 시대!
나는그네님 / 실제 사람이 마초면 정말 열나 짜증인데도, 책으로 읽으면 매력적이기도 하다는 게 참 신기한 일이에요.
hermes님 / 그래도 웬만함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