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07일
[감상]어제 뮤지컬 페스티벌
맥주 몇 캔과 샌드위치와 감자칲등을 사들고 무대 앞의 정식 좌석에선 먹고 마시기 좀 민망해 동아일보 건물 앞에 앉아서 먹으며 봤다. 맥주 두 캔씩 4캔밖에 안 사간 건 많이 모자랐는데 광장 앞의 편의점에서 맥주 살 때 다들 커피같은 거밖에 안 사서 한 아름 혼자 맥주 껴안고 계산 기다리기 민망했다는 거지. 줄도 길어서 5분은 서 있어야 했는데. 그래서 모자라면 또 사오지란 마음에 그거밖에 안 샀다 후회했다. 사람이 많아서 다시 다녀오기도 힘들었고. 어쨌든 친구가 서브웨이에서 사온 샌드위치와 함께 잘 먹었다. 먹고 떠들며 노래 듣고. 어제저녁은 날씨도 춥지도 않고 선선해서 더욱 좋은 저녁이었다.
어제 뮤지컬 페스티벌 감상을 얘기하자면 몇몇 배우에 대한 호기심은 고이 접었고, 몇몇 노래는 좀 많이 괴로웠지만, 전반적으로는 재밌었다. 그 나이에도 열심히 그 정도의 자기 관리를 하는 최정원씨의 노력에 감탄했고, 궁금해하던 홍광호씨의 This is moment를 들을 기회가 주어진 것은 좋았는데 무언가 조승우 모창 같았다는 거. 너무 참고 많이한 게 아닌가란 의심이 들었다. 하이드 노래도 들어봤으면 좋았겠지만. 미첼 콘서트 때도 생각한 거지만 새로 합류한 헤드윅 이주광씨 무대는 취향에 맞을 거 같지 않다는 느낌에 확신을 가졌다. 뭐랄까 전체 무대를 못 봐서 자세히 얘기하긴 조금 그렇지만 어쨌든 너무 흥오른 남학생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거. 바닥에서 구를만큼 구른 헤드윅의 느낌이 아닌, 너무 생생하고, 너무 팔팔한 느낌. 무대에서 흥을 돋우는 거하곤 조금 다르다.
마리아마리아의 소냐. 역시 호소력이 정말 굉장하다. 마리아마리아란 무대는 내게 두 시간 동안 소냐의 노래를 잔뜩 들을 수 있다는 거 외엔 장점이 없었는데 그거만으로도 다시 한 번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노래 너무 좋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들의 노래는 가장 기대한 것 중 하나였고, 역시 좋았고, 그 노래 하나만 부르고 배우들이 내려가서 아주 섭섭했다. 한 곡만 더 해주지. 어떤 노래라도 좋은데. 이렇게 훈남 배우들 모아 놓고 이럼 안 되잖아. 그리고 서범석씨 노래 듣고 싶다. 역시 파이란을 보러 가야 하나.
노트르담과 더불어 기대했던 클레오파트라. 어떤 무대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기도 하고. 김선경씨 여전히 아주 아름다우셨고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기대가 커졌는데 문제는 그 앞부터 살짝 깜박깜박했던 마이크가 클레오파트라 노래에선 아주 멀미를 하는지 울렁울렁했다는 거. 노래를 제대로 들을 수가 없었다. 아주 짜증. 야외인데도 음향이 좋다고 감탄하고 있었는데 이게 뭐니. 그리고 클레오파트라 두 번째 곡. 첫 번째 곡은 클레오파트라 솔로 곡이어서 시저 역의 김법래씨는 두 번째에 나오겠구나 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앙상블과 잘 모르는 배우분 나와서 노래 계속하더니 잠깐 등장해 한 소절 부르고 퇴장하셨다. 그 분장에 그 의상 준비 다하고 노래 한 곡을 해도 아쉬울 판에 노래 한 소절? 정말 너무해. 처음 등장할 때 헤어가 안티야? 라는 말을 하자마자, 노래 부르며 아기 한 번 위로 쳐들고 사라지셨다. 너무해 너무해.
돈주앙은 옆에서 친구가 난 돈주앙 이 노래도 이 리듬도 좋은데 우리말 가사가 적응이 되지않아 라고 말했고, 그 말에 난 버짓 사태가 잊혀지지 않아 라고 대답했다. 뭐 그 버짓사태 잊지도 못했는데 그 기획사 공연인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센스 공연을 세 번이나 가면서 돈 삼십만원이나 보태 준 건 더욱 가슴 아프지만.
*버짓사태란 돈주앙 내한 공연 전 1층을 거의 점유한 vip석에 대한 항의에 기획사 사장님이 대답하신 내용. 버짓이 되는 만큼만 보라 했던가 버짓도 안 되는 사람들이 어쩌구 했던가. 이제 2년 정도 지났다고 기억도 잘 안나네.
그 뒤 이블데드까지만 듣고 자리에서 나왔다. 명성황후의 무과시험까지는 들을까 하다가 그리고 마지막 곡인 애니의 tomorrow도 듣고 싶긴 했지만 생각보다 청계광장에 사람이 많아서 다들 한꺼번에 물러나는 건 좀 무서웠고, 김법래씨 퇴장이후 기운도 많이 빠져서. 자리 옮겨서 맥주 몇 잔 더 하고 결국 12시 넘어 귀가했다. 월요일 저녁부터 술 마시니 피곤하다. 일주일 빨리 가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