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29일
나비
금, 토 새벽 귀가하고 덕분에 피곤에 쩔어 일요일을 보냈다. 술 마시고 들어와 책 읽다 4시가 넘어 잠들었는데 아침 7시부터 나비가 깨웠다. 딱히 어떻게 깨운 건 아니고, 그냥 자고 있는 내 배와 가슴 위에 올라와 드러누워서-_- 안 깰 수가 없었고.
9시 좀 넘어 고양이 물건 주문한 게 휴일 배송으로 와서 다시 깨고... 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나비가 옆에서 그냥 계속 같이 자기만 했다. 원래는 내가 침대에서 좀만 움직여도 벌떡 일어나 냥냥냥 대며 앞장 서 나가서 밥 그릇 앞을 지키는 놈인데.. 밥 줘도 또 그러는 놈인데 어떤 땐 밥그릇에 밥 남은 것도 모르고 그러는 놈인데.. 웬일이냐 했다. 그것도 평상시처럼 발치에 엎드려 자는 것도 아니고 옆에서 네발 옆으로 뻗고 쭉 누워 잔다. 와서 팔 베개도 하고. 너무 편히 잔다. 내가 일어나 나와도 계속 자느라 안 나온다. 쟤 왜 저래. 어디 아픈 거 아냐?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요일 하루 종일 자느라, 나비 밥도 제때 못 챙겼단 생각이 들어서 월요일 새벽에 새로 가져온 사료 봉지 자르려고 들다가 알았다. 이미 네 귀퉁이가 다 뚫려 있더라. 사료 봉지 들었더니 사료가 줄줄줄. 그래 이미 알아서 뜯어서 먹고 싶은 만큼 다 먹었구나. 정해진 시간이 아니어도 주지 않아도 알아서 먹을 수 있어 그렇게 포만감에 골골골 하고 있던 거구나! 이 돼지 같으니!




9시 좀 넘어 고양이 물건 주문한 게 휴일 배송으로 와서 다시 깨고... 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나비가 옆에서 그냥 계속 같이 자기만 했다. 원래는 내가 침대에서 좀만 움직여도 벌떡 일어나 냥냥냥 대며 앞장 서 나가서 밥 그릇 앞을 지키는 놈인데.. 밥 줘도 또 그러는 놈인데 어떤 땐 밥그릇에 밥 남은 것도 모르고 그러는 놈인데.. 웬일이냐 했다. 그것도 평상시처럼 발치에 엎드려 자는 것도 아니고 옆에서 네발 옆으로 뻗고 쭉 누워 잔다. 와서 팔 베개도 하고. 너무 편히 잔다. 내가 일어나 나와도 계속 자느라 안 나온다. 쟤 왜 저래. 어디 아픈 거 아냐?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요일 하루 종일 자느라, 나비 밥도 제때 못 챙겼단 생각이 들어서 월요일 새벽에 새로 가져온 사료 봉지 자르려고 들다가 알았다. 이미 네 귀퉁이가 다 뚫려 있더라. 사료 봉지 들었더니 사료가 줄줄줄. 그래 이미 알아서 뜯어서 먹고 싶은 만큼 다 먹었구나. 정해진 시간이 아니어도 주지 않아도 알아서 먹을 수 있어 그렇게 포만감에 골골골 하고 있던 거구나! 이 돼지 같으니!

진짜 돼지 같이 나온 사진!




그래도 예쁜 척.
2009년 06월 08일
오랜만의 나비이야기
오랜만의 나비 이야기.
1. 오늘 새벽. 옅은 잠을 자다 모기 소리 때문에 깼다. 드디어 올해도 모기의 난이 시작되는구나. 이걸 어찌해야 하나, 일어나서 잡고 자야 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주말이라 아직 잠은 안자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나비가 왔다. 처음엔 옆에서 빠르게 눈만 따라다니더니, 모기를 따라 내 몸 위에 올라오고, 모기 잡겠다고 폴짝댔다. 물론, 잡았을 거라 기대는 안 한다. 동생 말에 의하면 얼마 전 창 밖에서 날라 들어온 엄청 큰 바퀴벌레도 못 잡았단다.-_- 가끔 파리는 잡긴 하지만...... 파리도 때려서 잡긴 하는데 죽이지 못해 보통 다시 날라간다.
그래도 다행히 모기를 잡은 건지, 그냥 쫓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모기 소리가 들리진 않게 됐다. 새벽녘 옆에서 모기를 잡아준 나비가 너무 너무 귀엽고 뿌듯했다만(너도 도움이 될 때가 있구나) 그래도 내 몸 위에서 폴짝댄 건 너무 괴로웠다는 거지. 아, 옆구리가 막 아프더라. 참고로 우리 나비는 여전히 5.5kg
2. 요즘 우리나비는 아무도 안 건드리는데 혼자 소파에서 뒹굴 거리며 털 핥다가 뒤로, 그래서 등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얼른 다시 올라와서 모른 척 하는데.. 이게 한 번도 아니라는 거. 너 고양이 맞니?
3. 가끔, 주말에 낮에 같이 놀아주거나 집에 사람이 없다 있거나 하면 너무 반가워서인지 밤에 안 자고 뛰어다닌다. 뭐, 이젠 많이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하긴 하는데 그래도 그 큰 덩치가 후다닥 쿠다당 쿵쿵대는 건 좀 무시하기 쉽진 않다. 내 방을 베란다 통한 창으로 들어오와서 침대로 넘어오다 협탁에 있는 물건도 다 떨구고. 예전엔 안 그랬던 거 같은데 어째 점점 더 조심성이 없어지냐. 그리고. 놀아달라고 침대에 와서 옆에 와서 빤히 쳐다보고 있는 건 귀엽긴 한데, 자다 깨서 코앞에서 빤히 쳐다보는 눈과 마주치면 좀 무섭다-_-

1. 오늘 새벽. 옅은 잠을 자다 모기 소리 때문에 깼다. 드디어 올해도 모기의 난이 시작되는구나. 이걸 어찌해야 하나, 일어나서 잡고 자야 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주말이라 아직 잠은 안자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나비가 왔다. 처음엔 옆에서 빠르게 눈만 따라다니더니, 모기를 따라 내 몸 위에 올라오고, 모기 잡겠다고 폴짝댔다. 물론, 잡았을 거라 기대는 안 한다. 동생 말에 의하면 얼마 전 창 밖에서 날라 들어온 엄청 큰 바퀴벌레도 못 잡았단다.-_- 가끔 파리는 잡긴 하지만...... 파리도 때려서 잡긴 하는데 죽이지 못해 보통 다시 날라간다.
그래도 다행히 모기를 잡은 건지, 그냥 쫓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모기 소리가 들리진 않게 됐다. 새벽녘 옆에서 모기를 잡아준 나비가 너무 너무 귀엽고 뿌듯했다만(너도 도움이 될 때가 있구나) 그래도 내 몸 위에서 폴짝댄 건 너무 괴로웠다는 거지. 아, 옆구리가 막 아프더라. 참고로 우리 나비는 여전히 5.5kg
2. 요즘 우리나비는 아무도 안 건드리는데 혼자 소파에서 뒹굴 거리며 털 핥다가 뒤로, 그래서 등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얼른 다시 올라와서 모른 척 하는데.. 이게 한 번도 아니라는 거. 너 고양이 맞니?
3. 가끔, 주말에 낮에 같이 놀아주거나 집에 사람이 없다 있거나 하면 너무 반가워서인지 밤에 안 자고 뛰어다닌다. 뭐, 이젠 많이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하긴 하는데 그래도 그 큰 덩치가 후다닥 쿠다당 쿵쿵대는 건 좀 무시하기 쉽진 않다. 내 방을 베란다 통한 창으로 들어오와서 침대로 넘어오다 협탁에 있는 물건도 다 떨구고. 예전엔 안 그랬던 거 같은데 어째 점점 더 조심성이 없어지냐. 그리고. 놀아달라고 침대에 와서 옆에 와서 빤히 쳐다보고 있는 건 귀엽긴 한데, 자다 깨서 코앞에서 빤히 쳐다보는 눈과 마주치면 좀 무섭다-_-


2008년 04월 18일
오랜만의 나비 이야기
동생이 또 집을 비웠다. 그러고보면 나비 이야기는 항상 동생이 집을 비웠다로 시작한다. 그럴 수밖에.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나는 동생이 있을 때는 나비와 친한 척을 못한다. 아니, 나비가 싫어한다. 어느 정도까진 받아주지만 조금 과도해지면 화를 내는 거다. 그리고 그 선은 그때 그때마다 다르다. 동생을 자주보거나 마음에 안드는 게 있어 심드렁할 때는 오히려 나비가 먼저 내게 와서 친한 척을 할 수도 있고, 오랜만에 본 동생에게 가서 예쁜 척을 할 때는 내가 조금만 친한 척을 해도 화를 낸다. 그 선은 매우 미묘하고 민감한데 이젠 익숙해졌다 싶다가도 아주 작은 방심으로 손에 상처를 만든다. 지난 번엔 정말 방심했다 얼굴에 선을 하나 그었고.
나비 가출 사건때 내가 구출해준 이후에는 동생보다 내가 우선순위가 올라간 듯 보였으나 그건 아주 단기간으로 끝났다. 나쁜 놈. 바보. 머리도 나쁜 것 같으니.
어쨌든 동생이 집을 비웠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출장을 갔다. 일본으로. 룰루랄라. 회사 출장이란 게 해외를 가도 마음껏 돌아다니는 여행과는 아주 다르다는 거 알지만 그래도 부럽다. 비록 자유시간이 마지막 날 반나절이 전부라도.
그리고 나는 요즘 너무너무 바쁘다. 그래서 나비는 혼자 집을 본다. 밤 늦게 열쇠가 철컥 돌아가는 소리가 나면 현관까지 나와서 신발을 벗기도 전에 다리에 머리를 부빈다. 한창 동생한테 예쁜 척을 할 때는 방에서 나오지도 않는 것과 천지차이다. 그리고 보통 그렇게 사람이 반가우면 이리 뛰고, 저리 뛰고도 해야하는데 한참을 머리 박고 밥을 먹은 뒤 근처에 와서 나를 쳐다 보고 앉아 있는다. 아니면 올라와도 돼? 하며 배 위에 다리를 슬쩍 얹어 보고. 심지어는 내가 담배를 피고 있어도 근처에 얼쩡 거린다. 담배 냄새 그렇게 싫어해서 불 안 붙이고 물기만 해도 번개같이 도망가는 주제에. 귀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그런데도 귀가 시간이 늦고 몸이 피곤하다 보니 놀아줄 시간은 커녕 눈 뜨고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야 한 두시간이다. 그래서인지 잘 때도 주변을 맴돈다. 예전에도 얘기했듯이 나비 취침 장소는 동생방의 책상 의자 위나 침대 옆 여분의 이불 위다. 월요일, 화요일은 동생이 늦거나 외박할 때 그러듯이 내 침대 발치에 앉아 현관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다 그렇게 며칠 흐르니 이제는 내 자고 있는 얼굴 근처에서 그릉그릉댄다. 근처에 얼쩡대는 거 껴안고 자기도 하는데 원래라면 그런 거 다섯에 한 번 정도나 가능한 거다. 이것도 나비가 내킬 때. 자고 싶을 때. 뭐 그렇게. 그런데 요즘은 그러고 자면 그냥 같이 잔다. 그리고 제일 무서운 거 자다 깬다. 나도 모르게. 깨고 보면 내 가슴 위에 나비가 몸을 움크리고 엎드려 있다. 흑흑. 정말 무겁다. 자다가도 깬다. 안돼 나비야. 껴안고 옆으로 누우며 돌려 다시 껴안고 잔다. 그렇게 5일.
슬슬 나비도 익숙해지고, 나비로 인해 자주 깨는 상황에 나도 익숙해지고 있다. 이제 익숙해져서 아침까지 나비가 같이 옆에서 자고 있다. 자다 깼는데도 안 나가고 그냥 거기 계속 같이 누워있다. 귀엽기도 하지. 아이고 예쁜 나비. 나비를 껴안고 한 20-30분 더 누워 뒹굴거린다. 그리고 또 지각이다.
오늘은 금요일. 동생이 돌아온다. 바보 같은, 머리 나쁜 나비. 5일간 나랑 뒹굴대던 건 다 잊고 또 우선순위에서 내가 밀려나게 되겠지. 오랜만에 보게 되니 가서 더 예쁜 척하느라 내가 친한 척 하면 바로 화낼 거고. 내가 밥도, 모래도 다 사는데! 그리고 내가 밥도 주고 모래도 갈아주는데! 왜 이렇게 차별 대우하는 거야. 대체 왜!
나비 가출 사건때 내가 구출해준 이후에는 동생보다 내가 우선순위가 올라간 듯 보였으나 그건 아주 단기간으로 끝났다. 나쁜 놈. 바보. 머리도 나쁜 것 같으니.
어쨌든 동생이 집을 비웠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출장을 갔다. 일본으로. 룰루랄라. 회사 출장이란 게 해외를 가도 마음껏 돌아다니는 여행과는 아주 다르다는 거 알지만 그래도 부럽다. 비록 자유시간이 마지막 날 반나절이 전부라도.
그리고 나는 요즘 너무너무 바쁘다. 그래서 나비는 혼자 집을 본다. 밤 늦게 열쇠가 철컥 돌아가는 소리가 나면 현관까지 나와서 신발을 벗기도 전에 다리에 머리를 부빈다. 한창 동생한테 예쁜 척을 할 때는 방에서 나오지도 않는 것과 천지차이다. 그리고 보통 그렇게 사람이 반가우면 이리 뛰고, 저리 뛰고도 해야하는데 한참을 머리 박고 밥을 먹은 뒤 근처에 와서 나를 쳐다 보고 앉아 있는다. 아니면 올라와도 돼? 하며 배 위에 다리를 슬쩍 얹어 보고. 심지어는 내가 담배를 피고 있어도 근처에 얼쩡 거린다. 담배 냄새 그렇게 싫어해서 불 안 붙이고 물기만 해도 번개같이 도망가는 주제에. 귀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그런데도 귀가 시간이 늦고 몸이 피곤하다 보니 놀아줄 시간은 커녕 눈 뜨고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야 한 두시간이다. 그래서인지 잘 때도 주변을 맴돈다. 예전에도 얘기했듯이 나비 취침 장소는 동생방의 책상 의자 위나 침대 옆 여분의 이불 위다. 월요일, 화요일은 동생이 늦거나 외박할 때 그러듯이 내 침대 발치에 앉아 현관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다 그렇게 며칠 흐르니 이제는 내 자고 있는 얼굴 근처에서 그릉그릉댄다. 근처에 얼쩡대는 거 껴안고 자기도 하는데 원래라면 그런 거 다섯에 한 번 정도나 가능한 거다. 이것도 나비가 내킬 때. 자고 싶을 때. 뭐 그렇게. 그런데 요즘은 그러고 자면 그냥 같이 잔다. 그리고 제일 무서운 거 자다 깬다. 나도 모르게. 깨고 보면 내 가슴 위에 나비가 몸을 움크리고 엎드려 있다. 흑흑. 정말 무겁다. 자다가도 깬다. 안돼 나비야. 껴안고 옆으로 누우며 돌려 다시 껴안고 잔다. 그렇게 5일.
슬슬 나비도 익숙해지고, 나비로 인해 자주 깨는 상황에 나도 익숙해지고 있다. 이제 익숙해져서 아침까지 나비가 같이 옆에서 자고 있다. 자다 깼는데도 안 나가고 그냥 거기 계속 같이 누워있다. 귀엽기도 하지. 아이고 예쁜 나비. 나비를 껴안고 한 20-30분 더 누워 뒹굴거린다. 그리고 또 지각이다.
오늘은 금요일. 동생이 돌아온다. 바보 같은, 머리 나쁜 나비. 5일간 나랑 뒹굴대던 건 다 잊고 또 우선순위에서 내가 밀려나게 되겠지. 오랜만에 보게 되니 가서 더 예쁜 척하느라 내가 친한 척 하면 바로 화낼 거고. 내가 밥도, 모래도 다 사는데! 그리고 내가 밥도 주고 모래도 갈아주는데! 왜 이렇게 차별 대우하는 거야. 대체 왜!




